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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축구천재 메시의 엘도라도 FC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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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24 21:51:40 수정 : 2016-06-16 15: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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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훌륭한 축구선수로 키워 보겠습니다. 성장 호르몬 장애로 비록 키가 158cm에서 멈췄지만 모든 치료를 해주고 학교도 보내겠습니다. 우리 구단이 아들의 앞날을 책임지겠으니 당장 계약하시죠”

2000년 9월 아르헨티나 제3의 도시인 로사리오를 찾은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의 기술이사 카를레스 렉사흐는 레스토랑에서 식사 도중 웨이터에게서 건네받은 냅킨에다 ‘번개’ 계약서를 썼다. 상대는 성장호르몬 결핍장애 진단을 받아 2년간 치료했지만 더 이상 돈이 없어 절망에 빠져 있던 리오넬 메시의 아버지 호르헤 메시였다. 스페인의 부자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 등 여러 구단이 메시를 영입하려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모두 포기한 상태였다. 메시가 유소년 팀으로 뛴 뉴웰스는 연 1만2000달러(약 14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이에 메시는 한때 축구를 그만둔 채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했다고 한다.

연봉만 2000만유로(약 265억원)에 달하는 현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메시(29·사진·FC 바르셀로나)는 ‘신계’ ‘축구 천재’ 등으로 불리지만 이런 장애와 역경을 이겨낸 인간 승리의 표본이라는 점은 대부분 간과하고 있다. 메시가 매년 유니세프에 거액을 후원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레오재단을 만들어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교육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그 아픔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메시는 인성 또한 훌륭해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보다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가족과 함께 대서양을 건너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13살의 소년 메시는 구단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치료도 받고 학교도 다녔다. 무엇보다도 그토록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첨단 의술로 치료를 받은 덕분에 키는 169cm까지 자랐다. 키가 작은 핸디캡을 커버하기 위해 축구기술을 지독스럽게 연마했다. 메시가 현란한 개인기, 슈팅 등 모든 걸 완벽하게 갖춰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서게 된 이유다. 17살의 나이로 1군에 데뷔한 메시는 12년째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축구 선수로서 최고 영예인 발롱도르상을 무려 5번이나 받았다.

그렇지만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 등 그 어떤 갑부 구단도 골에 관한 모든 기록을 깨고 있는 메시를 감히 영입하려 들지 않는다. 억만금을 주더라도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때 축구용품업체 아디다스의 ‘불가능은 없다(Nothing is impossible)’의 광고 모델이었던 메시는 자신의 장애를 해결해준 구단에 대한 무한한 은혜와 의리를 저버릴 수 없다고 늘 강조한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 클럽에서 은퇴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바르셀로나에서 뼈를 묻겠다고 했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소속팀에서처럼 활약을 못한다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지도 모른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에게 ‘엘도라도’이니까.

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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