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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는 바둑의 아름다움 이해 못해, 둬보면 알파고 약점 나와"

입력 : 2016-03-08 15:14:18 수정 : 2016-03-08 15: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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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관심사인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첫 대국을 하루 앞둔 8일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의 바둑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그 궁금증을 직접 해결하려고 대국에 응했다"며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을 상대로 인간의 승리를 입증해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은 8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국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바둑 분야에서 인간에 도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10년뒤쯤 일이라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라 구글의 제의를 3분만에 받아들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는 모방프로그램일 뿐으로 인간의 직관력과 판단력을 100%구현해 낼 수  없다"며 "현재 기술로는 잘해야 인간 실력의 70~80% 정도 따라잡을 것"이라고 인공지능을 평가했다.

이세돌 9단은 "체력이 튼튼하고, 절대 겁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산 속도도 빠르다"는 알파고 장점을 거론한 뒤 "프로기사이기에 좀처럼 실수하지 않지만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실수가 나온다며 질 가능성도 있기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국을 하면서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해 보겠다"라는 이세돌9단과의 일문일답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왜 이세돌 9단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구글이 왜 나를 택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이에 대해 구글측은 이세돌9단이 세계대회 18회 우승, 통산 47회 우승을 차지한  현역 최강이기에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 알파고의 대국신청을 받아들인 이유는.

▲처음엔 대국 신청을 접하고 놀랐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에 바둑으로 도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10년쯤 뒤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랐다.

구글의 호선 제의를 받아들이는데 3분도 안 걸렸다. 바로 승락했다. 인공지능의 바둑 실력에 호기심이 많았는데 궁금증을 직접 해결하려면 내가 대국하는게 최선이다.

-지난해 10월 알파고가 중국 프로기사 판 후이 2단을 상대로 이긴 기보를 봤는지,

▲기보를 입수해서 봤다. 그 대국은 데이터로서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알파고 실력은 프로는 못 되고 아마추어 최고 수준 정도였다. 판 후이 경기 이후 5개월이 흘렀는데 그 사이 알파고가 얼마나 강해졌는지가 관건이다.

-중국 판후이 2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첫판에서 진 뒤 연거푸 패배했다. 첫판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 것같은가.

▲내가 첫판에서 진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첫판에서 진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결승전에서 첫판을 졌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얻은 경험이 있다. 알파고와의 심리전은 가상훈련을 통해 연마하고 있다."

-가상훈련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지, 컴퓨터를 상대로 훈련하는지.

▲ 컴퓨터로 연습하는 것은 아니고 머릿속으로 바둑판을 그려놓고 바둑 상황을 연출하는 모의대국이다.

-이세돌9단하면 변칙이 능한 것이 장점이다. 알파고를 상대로 초반 '흔들기'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변칙적 수는 두고 싶다고 해서 두는 건 아니고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인간적 실수가 나오면 완승을 못 할 수 있다"고 해  5대0 압승이라던 종전 태도와 사뭇 달라졌다.

▲프로기사로서 오랫동안 활동해서 실수를 별로 하지 않는다.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수가 나온다면 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알파고는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경기에 임하지 않는다.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고 이번 게임에서 내가 인간의 승리를 입증하겠다.

- 이세돌9단이 한판이라도 바둑계가 타격을 있을 수도 있다.

▲한판 진다고 바둑계가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인공지능의 역사에 한 획을 긋지 않겠나. 5대0 완승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언젠가 인간이 인공지능에 패배하리라 본다. 지금같은 IT 시대를 살아가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바둑의 고유 가치까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 사람끼리 바둑을 두면 상대방의 기운과 착수 태도로 수를 읽을 수 있다. 알파고는 시각적 피드백이 없어 불리한 요소인 것 같은데.

▲시각적 피드백의 영향이 몇 퍼센트가 되는지 따지는 것은 어렵다. 어찌됐든 인간적 요소가 결여돼 나혼자 바둑 두는 느낌일 수 있다.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유의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 이기든 지든 알파고에 배울 점이 있다고 보는가.

▲인공지능과 겨룬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경험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지 않겠나.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이를 계기로 꼭 성장하겠다.

- 인간이 알파고보다 뛰어난 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반대로 인간의 약점은.

▲알파고는 인간의 바둑 실력을 모방하는 프로그램일 뿐이다. 인간의 직관력과 판단력을 100% 구현하지 못한다. 잘해야 70~80% 따라잡는다. 알파고의 세부적 약점은 대국을 벌이면서 파악될 것이다.

반면 알파고의 강점은 피로하지 않고, 절대 겁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이다. 연산 속도도 빠르다. 인공지능의 신속함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평소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지, 하루에 얼마나 사용하는지.

▲많이 사용하고 사용 시간량에서 보면 컴퓨터와 친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이 아닌 일반적 작업 수준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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