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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센강 혁명: 센강, 파리 물류 중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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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05 10:32:14 수정 : 2016-03-05 10: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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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토무슈를 타고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에펠탑 등 야경을 즐기는 일이다. 파리의 젖줄인 센강은 젊은 세대에겐 관광명소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낮에 자세히 보면 센강을 오가는 바지선을 목격할 수 있다. 게다가 센강의 바지선은 앞으로 대폭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대표적인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인 프랑프리의 채소들을 실은 바지선이 파리의 젖줄인 센강을 지나고 있다. 가디언 제공
에펠탑과 함께 프랑스 파리 여행의 정점이었던 센강이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이야 바토무슈에서 야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넘쳐나지만 18세기 말까지만 해도 센강은 파리로 몰려드는 화물의 유통 경로였다. 물론 당시에는 센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게 당연한 일상이었지만 강이 심각하게 오염된 1970년대 이후 센강 수영은 금지됐다.

가디언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인 ‘프랑프리’(Franprix)가 센강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비중있게 소개했다.

프랑프리는 파리 시내 점포 350개 중 135개 점포에 물류를 공급할 때 센강을 이용하고 있다. 육로를 이용하면 한해 2600대의 대형트럭이 맡아야할 업무량을 센강에 바지선을 띄워 처리하고 있다. 프랑프리는 전체 파리 점포의 물류를 바지선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2020년까지 파리에서 디젤 자동차를 퇴출시키겠다고 말하고 있다. BBC방송 제공
프랑프리의 사례는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이달고 시장은 파리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기 오토바이 대여시스템을 도입하고 자동차 없는 거리를 추구하고 있다. 이달고 시장은 특히 2020년까지 파리에서 디젤 자동차를 퇴출시키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그는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미 파리 시민들의 60%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며 “2001년 파리 시민의 40%가 자동차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는 꽤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시민의 84%는 대기 오염과의 전쟁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고, 54%는 이달고 시장이 공약한 디젤차 퇴출을 지지하고 있다.

여하튼, 프랑프리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동차 대신 센강의 바지선을 물류에 이용하는 것은 이달고 시장의 관점에 비춰보면 혁신적인 생각일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스테판 뚜엇 프랑프리 물류총괄은 “우리 회사는 전세계에서 강을 수송수단으로 삼은 유일한 식료품 소매업체”라며 “프랑프리는 그런 면에서 선구자”라고 말했다.

프랑프리가 강을 통한 물류를 시작한 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럽연합(EU)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파리 지역의 항만 시설등을 지원했다. 뚜엇 총괄은 “당시 회사 점포 대부분이 파리 인근에 있었고, 가장 큰 점포도 파리시 중심은 물론 시의 주요 항만시설에서 매우 가까웠다”며 “센강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장 금전적으로 이익인 것은 아니다.

외부 지원이 있었지만 차량 물류비보다 강을 이용하는 게 훨씬 비싸다. 그럼에도 프랑프리가 바지선을 고집한 이유는 뭘까.

에펠탑이 보이는 강변 길을 프랑프리의 물류 트럭이 내달리고 있다. 가디언 제공
뚜엇 총괄은 “우리는 게임을 주도하고 싶었다”며 “어차피 대형트럭을 이용한 운송에는 제약이 많았고, 앞으로 그 제약은 더 커질 것이 뻔했다”고 설명했다. 이달고 시장이 2020년까지 디젤차 운행을 금지시키겠다고 한 발언, 이달고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까지 새로 생길 혼잡통행료 등이 미래에 차량 운송에 닥칠 위험요소다.

센강이 물류 중심이 되더라도 바또무슈를 몰아내지는 못할 것 같다. 이달고 시장은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파리지엥은 물론 관광객들이 센강에서 여유롭게 수영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때가 되면 센강을 가득 메운 바지선 운항 간격을 조절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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