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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가짜 올리브 오일' 퇴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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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03 13:09:20 수정 : 2016-03-03 1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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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가짜 올리브 오일’ 퇴출을 위한 방법론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의회가 벌금형으로 제재하려고 하자 올리브 오일 업계 전체가 “솜방망이 처벌로는 이탈리아 올리브 오일의 ‘명예’를 지키기 힘들다”고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의회가 올리브 오일 생산업체 등을 기소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의회는 가짜 올리브 오일을 만들어 유통하는 상업 사기범에 대해 벌금형으로 처벌할 생각이다. 행정부 등에서 이 법안을 최종 검토하고 있는데 업계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법안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100%가 들어간 제품만 이탈리아 올리브 오일로 간주된다. 다른나라에서 생산된 오일이 섞이면 상업적 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솜방이 처벌’로는 이탈리아가 주도하는 올리브 오일 시장을 지켜내기 힘들다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업적 사기꾼들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9500유로(약 1200만원)만 내면 된다”며 “업계에는 수백만 유로의 피해를 줄 수 있는 가짜 올리브 오일을 막기 위해 불충분한 조치”라고 걱정했다.

이 법안의 개정을 주장하고 있는 콜롬보 몬길레오 의원은 “‘메이드인 이탈리아’를 키우겠다는 건 현 총리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며 “지금은 상업적 사기와 위조에 대해 관대해질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구든지 어디에서든지 이탈리아산 제품의 이미지를 해치는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농업경제학자 겸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알베르토 그리멜리 박사는 “이 법안으로는 이탈리아 올리브 오일의 신뢰성이 회복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상업적 사기가 근절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가짜 올리브 오일이 판치는 배경은 올리브나무 감염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이어진 올리브 흉작 때문이다.

지난해 비가 많이 오고 초파리가 확산하면서 올리브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2014∼2015 세계 올리브 생산량은 전년보다 27% 감소한 240만t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페인산보다 품질이 좋아 가격이 최대 50% 비싼 이탈리아산 올리브가 큰 타격을 받았다. 올리브를 처음 짜낸 좋은 올리브유를 일컫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이탈리아산이 스페인 것보다 65%이상 비싸다. 이 때문에 스페인산 올리브 유를 섞은 가짜 이탈리아산 올리브유가 늘어나면서 이탈리아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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