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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갤러리] 부끄럼 없는 삶을 위해, 마음에 거는 그림

입력 : 2016-03-01 21:05:59 수정 : 2016-03-01 2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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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두의 ‘별 헤는 밤’
(130×193㎝·10일까지 서울예술재단 전시)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이 되뇌어지는 장소가 있습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건축가 조병수의 자택 언덕 아래에 자리한 특별한 공간이지요. 건축가가 명상을 하거나 지인들과 함께 문학낭독회 등을 여는 용도로 쓰고 있다고 하네요. 공간 이름은 땅집으로 ‘윤동주의 하늘과 땅과 별을 기리는 집’입니다. 말 그대로 땅속에 박힌 14x17m 콘크리트 상자에는 6평의 작은 공간과 하늘을 볼 수 있는 마당이 있습니다. 절박했던 시절 윤동주가 하늘의 별을 보며 시를 쓰고 자기자신에 대한 절제와 성찰을 했던 모습을 떠올려 주는 공간입니다.

건축가는 이 땅집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집이 되었으면 소망하고 있습니다. 윤동주도 ‘별 헤는 밤’에서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는' 자아 성찰의 행위를 통해 부끄러운 자아를 ‘흙으로 덮어' 버립니다.

밤하늘의 별은 어린 순수로 이끄는 마력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밤이 필요합니다. 영화 ‘동주’에서 열연한 배우 문성근의 명대사가 귓전에 맴도네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야.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지.”

땅집에 그림 하나를 걸고 싶습니다. 마음에 거는 김선두의 그림 ‘별 헤는 밤’이지요.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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