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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육식녀, 초식남 사냥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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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25 14:45:33 수정 : 2016-02-26 15: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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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점잖은 남성을 뜻하는 '초식남'. 이들은 연애보다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이와 상반되는 성향은 '육식남·육식녀'로 불린다.
드라마 소재로 등장하는 등 육식녀란 말은 생소하지 않다.
이런 배경에는 여러 문제와 개인적 사정 등이 있겠지만 일본 내각부와 경제학자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층은 성장기에 불황을 겪은 세대로 내각부가 2010년 20·30대 남성 1만 명을 조사한 결과 연봉 300만 엔 이하 남성의 결혼 비율은 단 9%에 그쳤다. 또 일본가족계획협회 조사에 따르면 젊은 남성(16세에서 29세)일수록 이성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76.7%)을 했고 심지어 남녀 간의 접촉을 거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료= 일본가족계획협회, 마이니치신문
이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초식남을 넘어선 '절식남' 마저 등장하니 여성들이 관계 형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일부는 외국인 남성과 연애를 꿈꾸기도 한다.

이런 와중 23일 눈길을 끄는 앱이 등장했다. 흔한 '데이트 앱'이었지만 보통 남성이 여성에게 호감을 표시한 후 매칭이 이뤄지는 형식이 아닌 여성이 남성에게 호감 전하는 형식으로 여성은 남성들의 프로필, 사진 등을 쇼핑하듯 본 후 맘에 드는 남성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때 남성은 거절할 수 있지만 여성에게 호감을 표하거나 먼저 말을 건넬 수 없다.

실제로 앱을 사용해본 여성작가 카와이 미오에 따르면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회원이 있었고 호감을 전하자 상대로부터 회신이 왔다"며 "남성이 적극적인 앱과 달리 여성이 신중히 고민해 선택할 수 있어 관계의 질이 높았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다른 예로 야구구단과 결혼정보업체가 커플 100쌍을 만들겠다며 기획한 야구장 단체미팅에서 여성 입장권은 3일 만에 매진된 반면 남성 입장권은 같은 기간 20장이 팔렸다. 업체가 "여성 입장권이 먼저 마감된다"며 서두르라고 당부한 것은 여성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 말처럼 "늦으면 기회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여성은 남성들의 프로필, 사진 등을 쇼핑하듯 본 후 맘에 드는 남성을 선택할 수 있다.
야구장 단체미팅 홍보물. 야구시즌에 이벤트성으로 진행된다.
지난 2009년 AFP통신 등 외신에 소개된 후 사람들로부터 '놀랍다', '재밌다'는 반응을 끌어낸 여성 속옷이 있었다.
'결혼 속옷'이라는 이름의 속옷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여성이 결혼할 시기를 타이머에 입력하고 설정한 시기쯤 반지를 홈에 넣으면 축가가 흘러나오는 기능이 있다.

업체 측은 결혼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노력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우스갯소리를 하며 한편으론 '이런 노력도 필요하나'라며 각박한 현실을 씁쓸해했다. 
반지를 홈에 넣으면 축가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NHK는 최근 방영한 특집에서 젊은 층이 연애를 주저하는 배경으로 앞서 내각부 등에서 언급한 것럼 '경제적인 여유가 없고 일과 학업 등으로 시간이 부족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는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연애마저 거부한 채 조금이나마 자신을 위해 살겠다는 생각이 젊은 층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현실과 이상의 고달픈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세대의 단면을 보는듯하다.

한편 경제적 여유가 아니어도 연애·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의사이자 일본가족계획협회 협회 이사장 기타무라 구니오는 이성과 관계를 맺는 게 귀찮다거나 결혼해도 이익될 게 없다는 생각을 하는 남성에게 연애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분석과 함께 “상대와 관계를 쌓으려면 시간과 돈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등 어려 과정이 어렵다고 느끼는 남성이 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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