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당주동의 ‘광화문 변호사회관’(사진)이 서초동 등 강남이 아닌 강북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하는 변호사들을 위한 교육·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23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에 ‘조영래홀’이란 이름의 교육시설이 생긴다. 1980년대 대표적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창립에도 앞장선 고(故) 조영래 변호사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다. 이 명칭은 2015년 서울변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 공모를 거쳐 선정했다.
오는 3월 3일 개관하는 ‘조영래홀’은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의무연수교육은 물론 북콘서트 행사와 문화강좌 등이 열릴 예정이다. 변호사들의 회의 장소로도 제공하는 등 서울변회 회원들을 위한 연수·교육시설로 폭넓게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요즘은 서울에서 법조타운이나 변호사 사무실 하면 바로 강남의 서초동부터 떠올리지만 이는 1990년대 이후의 일이다. 1948년 정부수립 후 1995년까지만 해도 옛 대법원 청사(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와 옛 대검찰청 청사(현 서울시청 서소문 본관)가 있던 서소문 일대가 한국을 대표하는 법조타운이었다. 자연히 변호사 사무실도 서소문 일대와 광화문 주변에 즐비했다. 지금의 광화문 변호사회관은 그 시절의 산물이다.
1989년 서울고·지법과 서울고·지검이, 1995년 대법원과 대검이 나란히 서초동으로 옮기면서 법조계의 무게중심도 서초동으로 이동했다. 숱한 변호사 사무실과 더불어 서울변회 사무국도 서초동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광화문 일대에는 여전히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 세종, 지평, 충정 등 대형 로펌들이 남아 있고 이곳에 속한 변호사만 1500명이 넘는다.
광화문 변호사회관은 인근에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시설과 세계일보 등 언론사가 즐비하다. 서울변회 김한규 회장은 “강북지역 변호사들에 대한 서울변회의 서비스 접근성 강화는 지난 선거에서 내건 공약이었다”며 “‘조영래홀’ 개관 후 매달 1회 정도의 북콘서트 등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하반기에는 윤리연수 특강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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