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춘절을 맞아 쇼핑에 나선 중국관광객과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
명동 거리마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각종 상점은 유커들을 사로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 매장은 춘제 관광객을 겨냥해 할인·증정 행사 등 다양한 고객 유인 카드도 마련했다.
인근 화장품 가게 주인 손모(40)씨도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제품을 평소보다 20∼30% 정도 더 많이 들여왔다”며 들뜬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식당들의 기류는 달랐다. 명동이 먹거리 중심의 ‘노점상 천국’이 되는 바람에 춘제 특수를 거의 누릴 수 없다는 불만이 많았다.
실제 이날 오후 4시쯤 노점에서 산 음식을 사발에 담은 채 거리를 헤집고 다니는 유커가 눈에 많이 띄었다. 명동의 노점은 약 270곳. 유커 유입이 본격화한 2012년쯤부터 먹거리 노점 비율이 급증해 현재 160곳 정도가 먹거리를 파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55)씨는 “노점에서 불고기, 삼겹살, 스테이크까지 판다. 이러니 누가 식당을 찾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북적이는 인천공항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이틀 앞둔 5일 인천공항 입국장에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날 춘제 특수를 위해 관광마스코트인 초롱이와 색동이가 이들을 맞는 환영행사를 열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
서울 중구 관계자는 “실제 영업을 하는 노점이 하루 197곳이 넘지 않도록 노점 총량제를 실시 중”이라며 “노점에서는 조리 음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점 양성화 관련 설명회에서는 “구청장은 탄핵 감”이라는 상인들의 거친 반응이 쏟아졌다. 대목을 앞둔 이날 일부 상인들에게선 전운마저 감지됐다.
유태영·이동수·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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