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스햄튼에 사는 다니엘라 하트(32·여)와 단 커완(35)은 지난달 27일 15달 된 아기 핀리 커완을 안고 헐레벌떡 병원으로 뛰어 들어왔다.
핀리는 마른침을 삼키며 숨을 가쁘게 몰아 쉬었으며, 체온이 몹시 높았다. 핀리의 작은 몸은 울그락 불그락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3일 뒤에 의료진은 핀리의 증상을 ‘스티븐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으로 진단했다. 스티븐존슨 증후군은 대개 약물에 의해 발생하고, 처음에는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 수포가 형성되고 피부가 벗겨지는 질환이다. 심하면 장기까지 파고 들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의사는 핀리가 감기에 걸려 복용한 액상 이부프로펜에 대한 부작용으로 스티븐존슨 증후군이 발병했다고 분석했다. 핀리는 증상이 점점 악화돼 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위장계통에 문제가 생겨 집중치료를 받았다. 천만 다행으로 핀리는 집중 치료의 경과가 좋아 3주 뒤 회복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핀리의 보모인 다니엘라는 “갑자기 핀리의 몸에 물집이 잡히면서 입술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온몸이 붉어졌을 때 너무 놀랐다”며 “스티븐존슨 증후군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핀리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핀리의 보모와 부모는 핀리의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하자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다만, 다니엘라는 소염·진통·해열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이부프로펜이 이러한 무서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스티븐존슨 증후군은 무척 드문 경우이지만 핀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핀리의 치료에 도움을 준 로널드 맥도널드 자선 단체 관계자는 “스티븐존슨 증후군에 걸린 환자들은 대개 1달에서 1년 사이의 기간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다”며 “완치가 되더라도 추후에 몸을 쇠약하게 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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