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교육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성경원(사진) 박사는 19일 학교 성폭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학교와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의 교육은 가정과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또래와 소통하며 함께 교육을 받기 때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적 호기심이 인간 본연의 욕구인 만큼 청소년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 박사는 “성적 호기심은 3세부터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을 억누르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혼전순결만 강조할 게 아니라 올바른 피임과 성관계의 책임성 등을 가르쳐 친구들끼리 잘못된 지식을 공유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10대 여학생의 임신문제로 고민하던 네덜란드 정부는 1980년대 청소년이 성관계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성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에서 탈피했고, 15년 뒤에는 미혼모가 주는 등 성과가 나타났다. 독일의 경우 성교육을 1970년 정규과정에 넣은 데 이어 1992년 의무교육으로 강화해 성관계 체위, 피임 등의 내용까지 가르치고 있다.
성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한 이후 해결을 위해서도 개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성 박사는 “가·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성폭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결과나 책임에 대해 인식시키는 한편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준영·조성민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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