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은 누구 대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이 된 차이잉원 민주진보당 주석은 11명의 형제자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첩의 딸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부동산, 건설, 호텔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으로 처첩을 5명이나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혼 여성으로 소수민족 출신인 데다 첩의 자식이라는 핸디캡을 차이 후보는 청렴과 성실의 이미지로 극복하고 중화권 국가의 첫 여성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대만 국립대 법대 교수를 지낸 정통학자 출신으로 합리적이면서도 강한 ‘외유내강 리더십’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지난 16일 개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 지지자들이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차이잉원은 아시아의 앙겔라 메르켈”이라고 외치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
우연한 기회에 정치에 발을 들인 차이 당선인은 2008년 대선 패배로 수렁에 빠진 민진당을 각종 선거에서 승리로 이끌었다. 차이 당선인은 2000년 천수이볜 정부 시절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급)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입법위원(국회의원),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을 역임한 뒤 2008년 대선 패배로 최대 위기에 빠진 민진당 주석에 올랐다. 이후 3년간 9번의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을 상대로 7차례나 민진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 때는 국민당을 대파하고 정권 탈환 발판을 마련했다.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을 얻었다.
 |
지난 16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대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이 된 차이 당선인이 이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
차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대만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대만에 불을 밝히자’(點亮台灣)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우고 마잉주 집권 8년의 실정을 공격했다. 중국 의존도만 심화됐을 뿐 경제성장세는 둔화되고 소득 양극화만 심해졌다는 차이 당선인의 주장은 경제 침체로 고통받는 유권자를 사로잡았다. 그는 선거 기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현상유지를 내세우면서도 독립의식을 고취하는 전략을 폈다.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원 선거에서는 유명 록가수 린창쭤(40) 당선자가 눈길을 끌었다. 신생정당 ‘시대역량’ 소속으로 출마한 린창쭤는 타이베이 시의 한 선거구에 출마, 49.5%의 득표율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린창쭤는 “나는 아시아에서 의회에 입성하는 첫 번째 록가수”라며 “이번 승리는 더 나은 대만을 위해 국민 누구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린창쭤는 베이징(중국 정부)에 있어 최악의 악몽을 상징할 지도 모른다”며 “금기사항을 거침없이 토로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으로 그를 묘사했다. 린창쭤는 2010∼2014년 국제앰네스티 대만 지부의 최연소 지부장을 맡았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