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에서 처음으로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예비 고2가 되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영어 절대평가 첫 세대가 된다. 등급제는 무엇이고, 대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남은 고교생활 입시준비를 어떻게 해나가면 좋을지 입시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의 분석을 들어봤다. 이만기 평가이사는 “영어 변별력 저하로 수학영역과 탐구영역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대입에서 수학의 비중 상승으로 고등부 수학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 있고, 중학교 영어 사교육 수요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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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2018학년도 대입부터 영어영역이 절대평가 등급제로 바뀜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는지 미리 알아두면 대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6학년도 수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교육부는 2018학년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의 점수체계를 9등급제 고정분할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사용하는 9등급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2018학년도에도 9등급제가 유지되므로 현재의 대입제도에 별로 어려움 없이 적용 가능하고, 5등급제보다는 변별력 확보에 유리하다.
현 상대평가 9등급제보다 학생들 사이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사교육이나 점수 경쟁을 줄이는 데에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안정적이고 일관된 등급 산출이 어렵다. 또 국어나 수학, 탐구가 현재의 등급제와 난이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 그 과목의 등급이 대학 입시의 변별력을 갖게 된다.
◆기존과 등급 어떻게 달라지나
2017학년도까지의 수능 영어영역의 평가는 상대평가 9등급제로, 상위 4%까지 1등급, 11%까지(약 7% 비중) 2등급, 23%(약 12% 비중)까지 3등급 등의 방식으로, 시험문제의 난이도나 개인의 성취도와 관계없이 응시생 중 개인의 상대석차를 나타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절대평가 9등급제가 도입되면 상대석차방식에 의한 등급에서 성취도기준의 등급으로 전환되므로 기존과 등급이 많이 달라진다. 가령 2015학년도와 비교하면 기존 3등급자들의 일부도 1등급을 받게 된다. 2015학년도 수능영어 채점 결과를 9등급제 절대평가로 대입해 분석해 보면 기존 1, 2등급자의 비율이 상위 11%에서 32.2%까지 상승하게 된다. 즉, 3명 중 한 명은 1등급 또는 2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전체 수험생의 절반 가까이가 3등급 이내를 받게 돼 변별력이 낮아진다.
◆고정 분할점수 체계의 장단점
고정 분할점수 방식은 사전에 분할점수를 미리 정한 후 그에 맞춰 등급를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점 만점에 90, 80, 70, 60점을 분할 점수로 미리 정하고, 이에 따라 등급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현재 예고된 한국사나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성취평가제 등이 사례다.
분할점수가 정해져 수험생들이 본인의 성취수준을 예측하기가 비교적 쉽고, 학부모들도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분할점수 산출에 시간과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미리 정한 점수에 맞춰 출제가 이뤄져야 하기에 출제진의 부담이 매우 커진다. 수능 영어영역의 전체적 난이도가 여러 해를 걸쳐서 일관되게 유지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고정된 분할점수가 실제로는 해마다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즉, 쉽게 출제된 해는 상대적으로 낮은 분할점수, 어렵게 출제된 해는 상대적으로 높은 분할점수로 기능하게 된다. 또한 수능난이도 조정에 실패할 경우 등급별 학생비율이 해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
◆대학들은 어떻게 입시에 반영할까
절대평가 체제로 바뀐 영어를 입시에 반영할 방식으로는 대체로 3가지가 꼽힌다. 우선, 절대평가 등급에 대학이 자체 점수를 부여해 다른 영역과 함께 총점에 합산하는 방식, 둘째는 총점 합산 점수에는 넣지 않고 절대평가 등급을 근거로 일정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 셋째로 최저 등급기준으로만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중 정시는 현실적으로 첫 번째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방식은 절대평가의 취지를 반영하면서도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절대평가로 변화될 경우에도 수시에는 어느 정도 최저요건으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정시에서는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일부 동점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대학들은 대학별 고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시에서도 상위등급자가 많아질 것이므로 일부 대학들은 최저학력 기준을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영어에 대한 변별력이 낮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대학들이 수능영어를 대체할 평가도구를 찾으려 할 수도 있다. 가령, 별도의 영어시험을 보거나 논술고사에 영어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 심층면접을 확대하고, 영어 특기자 전형을 부활하며 내신 영어의 가중치를 주는 등 수능영어를 대체하려고 할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사교육의 증가를 가져올 수도 있어 이를 방지하려는 정부의 조치도 주목된다.
◆영어 절대평가로 인한 학교·학부모 변화는
영어 수능 과목에서 변별력이 줄어들고 점수 분포가 촘촘하게 나타나면, 국어나 수학에서 나타나는 등급이나 점수의 편차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영어는 중학교에서 끝내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수학에 집중하려는 학부모들의 생각으로 중학교 영어교육에 더 적극적이 될 수도 있다. 또 영어를 포기했거나 중간 정도의 수험생들도 영어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영어가 대입 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화되면서 교육과정의 편성이 자유로운 일부 고교에서는 영어 교육과정을 현재보다 현저하게 축소하고 수학이나 국어 시간을 늘리는 고교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 선호현상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어고의 경우 일부에서 인기 하락을 예상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 영어를 잘하기 위해 외고에 진학한다기보다는 대입 시 비교과 준비의 수월성, 우수한 교육환경 및 교육과정, 비슷한 학생들 간의 선의의 경쟁, 우수한 학생들 간에 이뤄지는 상호협동 등을 염두에 두고 진학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영어 절대평가 때문에 인기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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