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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깜짝 카드'… 독자노선 신호탄?

입력 : 2016-01-06 16:25:53 수정 : 2016-01-06 16: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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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북, 미·중에 사전 통지 안해”
북한이 6일 함경북도 풍계리 인근에서 강행한 4차 핵실험은 집권 5년차를 맞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깜짝’ 카드였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북한이 과거 3차례 핵실험과 달리 미국과 중국에 핵실험 계획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국정원이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1·2·3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 하루 이틀 전 미국과 중국에 사전 통보를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었다고 한다”며 “이번 지진이 핵실험이라면 ‘서프라이즈(깜짝)’ 실험”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핵실험 여부를 미국·중국 등 주변국에 사전 통보해 실험 중단을 대가로 자신들의 몸값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도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과거에는 (북한이) 30분 전이나 몇 시간 전에 미국과 중국에 (핵 실험 여부를) 통보해줬다”며 “(우리가 핵실험 여부를)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았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는 이번 실험 과정에서 북한이 주변국에 사전통보를 해주지 않으면서, 인공지진이 발생한 뒤 관계기관을 통해 상황을 파악했다.

이 같은 북한의 ‘깜짝’ 핵실험은 김일성·김정일과는 다른 김 제1위원장의 독특한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기존 3차례 핵실험에서 미국·중국에 미리 알렸지만 실험 중단 대가로 별다른 실익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이 사전통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차 핵실험 때는 최고지도자가 된지 얼마 안 돼 기존 절차를 따랐다면 이번에는 김정은 본인이 북한의 핵 보유국 입지를 인정받자는 상황에서 외교정책과 핵 무기를 전략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사전통보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 등 국제사회를 겨냥해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는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 유엔 주도 제제에 중국도 참여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사전 상의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에도 사전 통보를 안 한 것은 누구한테도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것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고 설명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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