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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간기업들, 우주개발 전면에 등장… ‘스타워즈’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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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1-03 19:53:27 수정 : 2016-01-05 10: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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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선점 놓고 강대국들간 무한경쟁
스타워즈의 돌풍이 무섭다. 전 세계 극장가에서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연일 흥행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미 개봉 이후 12일 만에 최단기간 흥행수입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완구·도서·팬시용품 등 파생상품 수입까지 합치면 천문학적 수입이 예상된다. 지구촌이 스타워즈 신드롬으로 들썩이는 모습이다. 스크린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스타워즈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 등이 저마다 성층권과 달·화성·금성 등에 대한 우주선 발사와 탐사·개발을 통해 우주 선점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5년 12월 21일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
◆美, 민간기업들의 우주 골드러시


미국의 우주개발 전형(포메이션)이 확 바뀌었다. 그동안 미국은 나사(항공우주국)의 주도로 달착륙과 우주왕복선 프로젝트 등을 수행해왔다. 나사가 모든 계획을 짜고 민간 기업들은 부분적으로 하청업체 자격으로 참여하는 선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간 기업이 나사를 제치고 전면에 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 향후 5년간 60억달러를 민간 우주기업에 지원하기로 약속하면서 민간 기업들이 발사체와 우주선 개발 분야에서 일약 주역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달 우주로켓 ‘팰컨9’을 발사한 후 1단 추진 로켓을 다시 지상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추진 로켓은 전부 일회용이었지만 이제 재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이 열린 것이다. 회사 측은 1회 6000만달러(약 705억원) 수준이던 발사 비용을 600만달러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은 일반 승객을 태우고 대기권에서 우주를 관광하는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로켓 ‘뉴셰퍼드'를 쏘아올려 100㎞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아무 손상 없이 발사 지점으로 돌아오도록 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레리 페이지,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도 우주자원개발회사인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를 운영 중이다. 2022년부터 희토류 같은 희소 자원을 우주에서 채취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露, 우주강국 방어에 총력


냉전시대 미국과 함께 우주산업을 양분했던 러시아는 최근 잠시 주춤하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우주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러시아의 2016~2025년 우주 개발 프로그램에서 달 유인탐사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업 계획이 취소됐다고 지난해 12월29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당초 2020년대 말까지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고 2050년대까지는 달 남극 지역에 상주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민간 위주의 우주개발로 로켓 재활용 등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처지다. 러시아도 우주산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저렴한 우주 로켓 기술 연구가 필수적이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같은 달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의 주요 목표는 (우주항공 기술을) 싸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경쟁자들이 우리의 발등을 밟고 있다”며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성공한 프로젝트는 매우 흥미로운 것으로, 우리는 그의 업적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로켓 기술의 경제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우주강국의 위상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사정과 별개로 러시아는 2030년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려는 미국에 맞서 독자적인 화성 유인탐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러시아는 본격적으로 인간을 화성에 보내기 앞서 원숭이를 먼저 보내 테스트한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생의학문제연구소는 인류의 첫 화성 탐사선에 태울 4마리의 원숭이를 선발해 훈련시키는 임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원숭이 중 가장 교육을 잘 받는 마카크원숭이들을 선발해 2년짜리 훈련 코스를 운영 중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1950∼60년대 우주개발 초기에도 개와 원숭이 등을 우주선에 태워 우주비행 실험을 한 바 있다.

2015년 12월 29일 중국의 창정3호 발사
◆中, 가속페달 밟는 우주굴기


중국은 올해도 우주굴기에 가속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중국은 2011~2015년 기간에 총 90차례 위성 운반 로켓을 발사했고 올해도 차세대 운반 로켓인 창정5호, 창정7호, 톈궁(天宮)2호 우주정거장, 선저우(神舟)11호 유인우주선 발사 등 20여 차례 발사할 계획이라고 관영 인민망(人民網)이 1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모두 19차례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중국이 이처럼 위성 발사 횟수를 늘리는 것은 독자적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미국 GPS나 러시아 글로나스(GLONASS), 유럽 갈릴레오 등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를 구축 중이다. 함정과 군용기, 미사일 등은 물론이고 민간 선박과 항공기 운항 등에 필수적인 위치정보를 자체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창정 5호를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공개했다. 창정5호는 올해 하반기에 원창 우주센터에서 첫 발사가 이뤄질 예정이며, 2017년에는 중국의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5호를 발사하는 데에 활용될 전망이다. 중국은 2020년에 독자적인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2년간의 시험을 거쳐 2022년부터 전면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日, 무서운 기술력의 다크호스

일본도 우주 분야의 다크호스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해 12월 9일 금성탐사선 ‘아카쓰키’가 5년 만의 재시도 끝에 금성 궤도에 진입했으며 정상적인 상태로 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같은 달 우주개발전략본부 회의에서 “(현재 500조엔 수준에서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600조엔 시대를 열기 위해선 우주산업이 중요하다”며 “개발 중인 차세대 로켓 ‘H3', 위성항법장치(GPS) 로켓, 해양우주 감시위성 등을 2024년까지 모두 쏘아올리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로켓·위성 개발 예산을 올해보다 37% 증액한 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위성을 실은 H2A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러시아가 주도해온 상업위성 발사 시장에 일본도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은 2019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 새 발사기지를 지어 연간 10대 이상의 로켓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한편 EU는 유럽 최초의 무인 화성 탐사 프로젝트인 엑소마스(ExoMars)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가 참여한 가운데 올해 3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코스모드롬 우주센터에서 우주탐사선을 화성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이 탐사선은 10월 화성에 도착해 본격적인 탐사에 착수한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도 지난해 자체 제작한 PSLV-C30 로켓으로 우주관측 위성인 애스트로샛 등 모두 7개의 위성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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