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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표 남발 여야 대표… 7번째 빈손 회동 '네탓만'

입력 : 2015-12-24 18:37:44 수정 : 2015-12-24 21: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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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탓” 타령에 약속 뒤집기 일쑤
與 친박 반발… 野 분열도 한 몫
“지금 필요한건 협상라인 회복”
‘눈’은 계속 쌓이는데 치워야 할 청소부들이 상대에게 떠넘기기만 하는 격이다. 선거구 획정, 쟁점법안 처리와 같은 국회 내 해묵은 과제 처리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최종 조율 성격을 띠어야 하는 여야 지도부 회동은 점차 만나는 데에만 의미를 두는 전시성 행사로 변질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달 들어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만난 횟수는 24일 회동을 포함해 총 7차례에 달한다. 한 주에 두세 차례 만나고 있지만 회동 결과는 언제나 ‘빈손’이었다. 지난 21일 회동에서 합의한 상임위 재가동과 같은 사소한 약속은 뒤집어지기 일쑤다. 여야 모두 협상에서 ‘운용의 묘’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핵심 원인이다. ‘네 탓’만 하는 여야 지도부의 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왼쪽) 대표가 24일 오후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정의화(가운데) 국회의장 중재로 이뤄진 ‘2+2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김 대표는 이날 회동 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인데, 주요 핵심 방안을 논의해야 할 야당 측 인사들이 비타협에 강경일변도라서 법안 논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정말 고발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야당은 어이없어하는 분위기다. 이 원내대표는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여당에게) 떡을 다 줬더니 팔과 발을 달라고 한다”며 “우리 당은 그동안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30개 경제·민생 관련 입법 중에 28개를 합의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 원내지도부를 찾아 쟁점법안 처리를 부탁했지만 야당과의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여야 모두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한꺼풀 더 벗겨보면 각 당의 내부 사정이 더 큰 원인이다. 야당 책임론을 피력하는 김 대표지만 평소 그는 국회가 원할히 돌아가려면 여당이 좀 더 양보해야 한다는 ‘여당양보론’을 지론으로 삼고 있다. 2013년 철도노조 파업 중재가 가능했던 것도 이러한 그의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지금은 그런 성향이 부각되지 못한다. 최근 들어 김 대표는 협상 도중 선거연령 인하와 쟁점법안 처리를 맞교환하자고 제의하는 등 여러 차례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그때마다 원유철 원내대표 등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로 무산되곤 했다. 야당의 사정은 더 복잡하다. ‘안철수 신당’에 따른 당내 내분이 야당 전략마저 꼬이게 만들고 있다. 협상 투 톱인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 사이부터 삐걱거린다. 그러다보니 실무협상 라인조차 상황에 따라 춤을 춘다. 한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협상라인의 회복”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야당 내부에서 여당의 ‘발목잡기’ 프레임을 경계하며 협상에 긍정적으로 나오려 하는 것은 변수다.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새누리당이 어떤 행태로 어떤 법을 협상하자고 해도 다 응하겠다”며 성탄절 연휴에도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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