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쌓아놓고 예산 챙긴 정부출연기관

22곳 1898억 장기 보유 드러나
인건비 남으면 월급 올리기도

정부 출연기관들이 1898억원을 적립금과 유보금 등의 형태로 장기간 보유하면서도 예산은 꼬박꼬박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규정에 맞지 않게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했다. 초과 편성으로 인건비 예산이 남으면 임의로 기존 직원의 월급을 올리는 데 쓰거나 잉여금이 남을 수 있도록 해 일부를 성과급으로 줬다. 감사원은 지난 5, 6월 기획재정부와 정부 출자·출연기관 등을 감사한 결과 각종 문제점을 파악해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고 16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 22개 출연기관은 기관운영·사업추진 등을 이유로 1898억원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데도 기재부는 출연금 예산을 편성할 때 이런 미사용 여유 재원을 반영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연구적립금을 사업 자금 등에 충당하라는 법 규정에도 651억원의 정보통신연구적립금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도 관련 조항 폐지로 현재는 법적 근거가 없는 기본재산적립금을 257억원 갖고 있었다. 한국기계연구원 등 6개 기관은 이자 등으로 발생할 수입 예산을 적게 잡은 뒤 초과 수입을 잉여금으로 보고 일부를 성과급으로 사용했다. 이들 기관이 2012년부터 3년간 예상 수입을 축소해 잡으면서 생긴 돈은 295억원이고 이 중 64억원이 성과급으로 전용됐다.

김채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