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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서 다시 만난 강신명·민노총

입력 : 2015-12-08 18:26:32 수정 : 2015-12-08 23: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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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민주노총 본부 진입 지휘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작전 실패
언론사 사옥 훼손 ‘과잉’ 비난만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를 위한 경찰의 조계사 강제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신명 경찰청장과 민주노총의 악연이 새삼 조명되고 있다.

강 청장과 민주노총의 악연은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었던 강 청장은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을 주도한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작전을 진두지휘했다.

2013년 12월22일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6∼7명이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 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강제 진입한 게 대표적이다. 민주노총 본부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경찰은 오전 9시쯤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오전 11시10분쯤 건물 1층 유리 현관문을 부수고 건물 안에 들어갔다. 체포조 600여명이 투입되고 건물 주변에 69개 중대 5500여명이 배치돼 12시간 넘게 작전이 진행됐으나 단 한 명도 체포하지 못했다. 13∼15층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어디에도 노조 간부들은 없었다. 현장에서 작전을 방해한 민주노총 조합원 138명만 연행됐다.

이날 체포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경찰은 무리한 공권력 투입이란 비판에 휩싸였다. 특히 경찰이 건물 안을 향해 최루액(캡사이신)을 분사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강 청장은 경찰 수뇌부 책임론에 휘말렸다.

강 청장은 조계사에서 다시 한번 민주노총과의 악연을 이어가게 됐다.

민주노총 진입 실패와 이에 대한 역풍, 종교시설이라는 특수성 등으로 경찰의 진입에 대한 고심은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2002년 3월 조계사 측의 요청으로 발전 노조원을 체포하기 위해 조계사 법당에 진입한 이후 13년 동안 한 번도 조계사에 경찰력을 투입한 적이 없다.

이 같은 이유로 경찰은 그간 조계사 경찰력 투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하지만 경찰이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과 조계사 신도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경찰의 공권력 투입에 대한 부담이 작아지자 강 청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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