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일본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배수구 남(側溝男)’ 사건을 재조명했다.
효고현에 거주하며 평범한 회사원으로 재직했던 A(28)가 처음 배수구에 들어간 것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처음 배수구에 숨었다가 얼굴을 내밀며 행인을 놀라게 할 목적으로 배수구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여성의 속옷을 보게 됐고, 그의 가족과 경찰조사 따르면 A는 ‘사춘기 시절 겪은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배수구에서 여성을 훔쳐보는 성적 취향이 생겼다’고 전해졌다.
그렇게 시작된 A의 엽기적인 행동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는 ‘연간 80회 정도’ 배수구에 들어갔고 점점 치밀한 계획을 세워 배수구에 들어갈 시기와 장소 등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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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경찰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두고 “게릴라성 호우가 발생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고, 추운 날씨에 감기에 걸릴 수 있다”며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치밀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A를 상담한 사회 심리학자이자 니가타세이료대 우스이 마사시교수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여성들의 속옷을 보는 순간 큰 쾌감을 느끼는 등 성적 왜곡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의 범행은 단순히 여성의 속옷을 보기 위해서만은 아닌 듯하다. 키 170cm에 체중 70kg인 성인이 높이 60cm, 폭 35cm의 좁은 공간에서 여성의 속옷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 누워 있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고, 단지 여성의 속옷을 보기 위해서라면 다른 방법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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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배수구에 들어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배수구는 성인 남성이 들어가기에 비좁다. |
그의 가족 역시 “배수로에 들어가는 버릇은 수십 년 전부터 계속된 행동으로 동네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며 "어려서부터 처마 밑이나 하수구 같은 좁은 장소에서 노는 걸 좋아했다"고 말한 것도 그가 여성의 속옷에만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여성을 위협하는 행동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 그는 자신이 말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정신과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우스이 교수는 "어둡고 좁은 장소에 몇 시간에나 있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남자가 성적인 왜곡을 교정해 미래에는 그 능력을 살리는 일에 종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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