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3선의 노영민 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의원실에 카드단말기를 갖다놓고 자신의 시집을 산자위 산하 기관에 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 의원 측은 출판사에 제작 비용 3000만원을 건네고 시집 8000부를 전달받은 뒤 1부당 1만원을 받고 팔았다고 한다. 지난 10월30일 청주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책을 판 뒤 현장에서 사용하던 출판사의 카드단말기를 의원회관으로 가져와 산자위 산하 기관인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 판매했다.
김용출 정치부 기자 |
판매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국회 의원회관에 카드단말기를 설치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비정상이다. 더구나 시집을 대량 구매한 곳은 산자위 산하기관 아닌가. 갑(甲)질이라는 질타가 쏟아지는 이유다.
당의 대응은 또 뭔가. 문재인 대표는 이날 노 의원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는 더 살펴보겠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더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말은 맞지만, 너무 미지근하다. 그나마 이종걸 원내대표는 “윤리심판원 회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노 의원만이 아니다. 지난 8월엔 윤후덕 의원이 지역구 내 대기업에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최근엔 4선의 신기남 의원이 자신의 아들이 로스쿨 졸업시험에 낙방하자 학교를 찾아가 구제를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던가.
당 소속 의원들의 도덕 불감증과 당의 온정주의적 대응, 부패에 동정적인 분위기가 악순환을 한다면 야당의 미래는 없다. 밑으로부터 부패하지 않고 수권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당의 뿌리를 살리는 일 아닌가. 도덕성과 능력 혁신에 뿌리 내리길. 지금 날은 차고 차다.
김용출 정치부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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