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최소 10명의 무장괴한이 이날 오전 말리 수도 바마코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 래디슨블루 호텔을 습격해 보안요원들을 살해하고 투숙객 130명과 직원 40명 등을 억류하고 있다.
호텔 소유주인 가르바 코나테는 알자지라에 “아침 일찍 약 10명의 무장괴한이 외교 번호판을 단 차량을 몰고 들어와 호텔 입구 보안요원들을 향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호텔서 40m 떨어진 문화센터에서 근무하는 이브라힘(28)은 “호텔 쪽에서 총성이 들리는가 싶더니 보안요원 중 한 명이 급히 도망치는 것을 봤다”며 “그는 괴한들 움직임이 너무 빨라 몇 명이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호텔 소유주는 “괴한 2명이 투숙객 140명과 직원 30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인질 중에는 아프리카 최고 부자인 알리코 당고테 당고테그룹 회장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객실이 190개인 이 호텔은 말리 주재 외교관들이 다수 머무는 단지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유럽 주요 항공사 직원과 관광객들이 많이 머무는 숙소로 알려져 있다. 말리 경찰은 호텔 주변을 봉쇄하고 인질범들과 대치 중이다.
말리 주재 미국 대사관은 현지 자국민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외출을 삼가하라고 당부했다. 현재 누가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확실치 않다. 바마코에서는 지난 8월에도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8명이 숨진 바 있다.
한때 말리를 식민지배했던 프랑스는 말리 북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대하자 2013년 군대를 파견하기도 했다. 말리 정부와 북부 반군은 지난 6월 평화협정을 맺었으나 분쟁은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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