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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예정지 국토교통부가 2024년 말까지 신공항을 짓기로 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전경. 서귀포=연합뉴스 |
애초 국토부는 바다를 메워 독립된 활주로를 추가하는 등 기존 제주공항을 확장하거나, 기존공항을 폐쇄하고 별도의 지역에 대규모 신공항(활주로 2본)을 건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기존공항을 확장하면 수심이 깊은 제주 바다의 특성상 매립비 등 사업비로 9조1000억원이나 필요한 데다 해양생태계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됐다. 제주공항을 대체할 새 공항을 짓는 방안도 공사비가 7조1000억원 가량 들고, 현재의 공항에 투입된 인프라 설비와 인근 상권 등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배제됐다. 반면 신산지역은 제주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한 데다 현재 주민이 거주 중인 주택이 500여가구, 이주대상이 60여가구에 그치는 등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됐고, 사업비 역시 다른 안에 비해 4조1000억원으로 가장 적게 산정됐다.


국토부는 제2공항 완공을 2024년 말로 잡고 그 이듬해부터 상업 이용을 계획하고 있다. 또 2공항 완공 전 2018년에 포화상태에 이르는 제주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대책을 시행 중이다.
우선 국토부는 2018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제주공항을 활주로 시설 확충과 터미널 증축 등을 통해 연간 3000만명 수용 수준으로 늘린다. 이후 국토부는 계속해서 2025년까지 제주공항 인근의 다른 부지를 확보해 계류장 등을 늘려 더 늘어나는 항공여객·화물 수요를 충당하기로 했다. 2공항 개항 뒤 항공여객 수요는 2023년 최고조인 4500만명에 달하고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토부는 이때 기존공항과 2공항에 각각 2000만명과 2500만명을 수용한다는 구상이며,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지는 구체적인 설계과정에서 정한다.
2공항은 추후 여건에 따른 확장 여지도 충분하다. 2공항 활주로는 기존공항과 길이는 3200로 같지만 폭은 60m로 15 넓게 지어진다. 또 2공항 부지는 150만평 규모로 기존공항보다 50만평가량 넓게 계획됐다. 통상 활주로 1본의 경우 100만평 정도면 충분한데 국토부는 더 넓게 잡아 향후 2공항 주변 인프라 개발 가능성을 남겼다.
주민들의 반응은 갈렸다. 양재봉 신산리 이장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너무나 당황스럽다”며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건설로 인한 마을의 피해와 이득을 따져 앞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이 온평리 이장은 “제2공항 건설이 제주의 앞날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도내 어딘가에 반드시 생겨야 하는 것이라면 우리 마을에 들어선다고 무조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담화문을 내고 “최고의 공항을 최단기간에 완성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민 모두의 전폭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제주=나기천·임성준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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