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음악계에 따름녀 윤디 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부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했다.
쇼팽 협주곡 1번은 조성진이 올해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해 우승을 차지했던 곡으로 국내 팬들도 익히 알고 있는 곡이다.
윤디 리는 1악장 초반부터 음표를 틀렸다.
불안정한 속주를 보이다가 오케스트라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자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연주를 중단했다.
윤디 리는 지휘자가 연주를 중단시키자 지휘자에게 잘못이 있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이후 윤디 리와 로버트슨이 몇마디 상의를 한 뒤 10여초 후 다시 연주를 시작했지만 연주회 흐름과 관객들의 감흥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관객들은 연주가 끝난 뒤 격려 차원에서 박수를 쳤지만 커튼콜 요청은 하지 않았다.
윤디 리는 연주 후 예정된 팬 사인회를 취소하고 관객과 동료 연주자들에게 해명 없이 호텔로 돌아갔다.
윤디 리의 내한공연을 기획한 세나 관계자는 "처음 한두 마디 정도 틀려 '어 아닌데' 싶었는데 쳐야 할 부분을 건너뛰면서 나중에는 완전히 다른 부분을 치고 있었다. 오케스트라가 따라가지 못할 지경이 됐다"고 했다.
공연 뒤 예정됐던 사인회도 취소한 윤디 리는 호텔로 돌아갔다.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익살스러운 표정의 사진과 함께 '놀라게 해 줄거야 내일!(I’m gonna freak you out tomorrow!)’이라고 쓴 장난기 어린 글을 올려 도저히 연주를 망쳐 괴로워하는 사람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세나는 윤디의 소속사인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 아스코나스 홀트에 이 같은 상황을 알리고 환불 등 후속 조치에 따른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이후 윤디 리는 1일 자신의 웨이보(중국 SNS)를 통해 "피아니스트로서 어떤 이유에서라도 무대에서는 100%를 보여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서울 공연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음악평론가 장일범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로 연주자에겐 보기 힘든 ‘대형 사고’다. 정진하지 않는 자에게 퇴보는 따라온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혹평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유니버셜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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