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서울사대부고 운동장.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한 2015 학교스포츠클럽 서울지역 대회 결승전 신도림고와 동대부고의 경기 분위기는 프로 경기 못지않았다. 양교 응원단은 북과 막대풍선을 들고 와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 지치지 않도록 쉴새 없이 응원했다. ‘신도림고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킵 고잉 두 유어 베스트(keep going!! Do your best!)’, ‘필승! 동대부고축구부’라고 적힌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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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성북구 서울사대부고에서 열린 2015 학교스포츠클럽축구 서울지역 결승에서 신도림고(파란색 유니폼)와 동대부고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2009년 개교한 신도림고는 2012년에 처음 축구동아리가 생겼다. 지난해까지 죽을 쒔고 올해 처음 본선에 진출해 서울 지역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수업시간을 쪼개 연습하는 엘리트 체육선수들과 달리 이들은 방과후에 공을 찬다.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도 학교와 나와 외부 강사를 초빙해 기술을 습득한다. 축구를 시작하면서 수업 시간 집중력도 향상됐다. 축구부 담당 신도림고 김유리 교사는 “수업할 때도 학생들이 힘내자면서 긍정적으로 바뀐다”며 “단결력도 생기고 학교생활에 더욱 매진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학교에 상·벌점제가 있는데 15점이 넘으면 스포츠클럽 활동을 못하게 한다. 벌점보다는 상점을 받기 위해 평소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스포츠클럽 대회가 생긴 것도 선수들에게 큰 동기가 됐다. 준우승한 동대부고 축구부의 엄승희 교사는 “엘리트가 아닌 일반 학생이 대상인 대회가 생기니 다른 학생들도 동아리에 참여해 축구를 하고 싶어 한다”면서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니 학교에서는 이미 스타다. 학생들이 건전하게 땀 흘리고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축구는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다. 대중적인 스포츠인 이유도 있지만 국민생활체육회의 지원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지난해 8개 시·도에 지원했지만 올해는 13개 시·도에 지원한다. 서울은 지난해 570개 학교에서 올해 680개교로, 부산도 395개교에서 456개교로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 올해는 토너먼트가 아닌 리그전을 통해 올라오는 학교가 늘었다. 예산이 부족해 하루 이틀 날을 잡아 단판 승부를 벌이는 토너먼트와 달리 리그전은 골고루 경기를 할 수 있어 한 경기를 지더라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다. 리그전이 되다 보니 참가 팀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국민생활체육회가 지원하기 전까지 이 대회는 심판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정된 예산이다 보니 참가팀 선생님이 나눠서 심판을 보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국민생활체육회 한 관계자는 “리그전이 되다 보니 지난해보다 실력이 평준화됐다”면서 “전문 심판을 섭외하는 등 엘리트 경기 못지않은 환경을 구성하니 선수 및 교사 관계자 모두 만족한다”고 귀띔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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