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듯 머리를 긁적이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던 20·30대 남성 10여명이 취업면접 전문강사의 코치에 따라 자세를 고쳐 앉았다.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 곳은 스터디 카페도, 도서관도 아닌 바로 교도소였다.
21일 법무부가 공개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는 수의 대신 말쑥한 정장차림에 구두까지 갖춰 신은 수형자들이 5명씩 짝을 지어 ‘가상 면접’ 연습을 하고 있었다. 교도소 측이 수형자와 기업 간의 ‘구인·구직 만남’을 앞두고 준비한 취업면접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은 “직접 해보니 어떠냐”는 강사의 질문에 “떨렸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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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직업훈련교도소 수형자들이 21일 교도소 내 훈련동에서 제과제빵 기술을 익히고 있다. 법무부 제공 |
현재까지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등 35개 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는 수형자 수는 6502명에 달한다. 2013년 3975명에 불과했던 직업훈련 수형자의 수는 2014년 6324명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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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직업훈련교도소 수형자들이 21일 교도소 내 훈련동에서 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 |
하지만 ‘교도소’라는 특성상 감시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각 실습실 옆 사무실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고, 위험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드라이버, 나사 등 공구는 목록을 작성해 철저하게 관리한다. 교도소의 한 관계자는 “이곳에서 훈련받은 수형자는 기업에서도 인기가 좋은 편이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가 수형자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기고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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