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이날 야당의 대여 공세는 황 총리에게 집중됐다. 황 총리는 완급을 조절하며 차분히 대응했으나 새정치연합 민병두 의원과는 굳은 표정으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황 총리는 “어떤 국가나 정부도 하나의 사상을 주입할 수 없다”는 민 의원의 주장에 “정부가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은 하나의 사상을 주입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발언시간을 요구해 “우리 대한민국에는 사상의 자유가 있다”면서도 “사상의 자유가 외부로 표출되는 순간에는 법적인 제재가 있을 수 있다”고 응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정탁 기자 |
황 총리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친일을 미화하고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을 미화할 생각 아니냐”는 새정치연합 백재현 의원의 추궁에는 “유신을 찬양하는 교과서는 나올 수 없다. 그렇게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그런 시도가 있다면 제가 막겠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황 총리는 “5·16이 군사정변인가 혁명인가”라는 질문에는 “지금도 여러분이 많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 부분을 답하면 논란이 생긴다”고만 답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학재 의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새누리당은 국정화 당위성을 부각하며 정부를 적극 지원했다. 이장우 의원은 야당을 겨냥해 “북한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을 격하하는 교과서를 그대로 가르치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조해진 의원은 “현재 한국사 교과서 시장은 악화가 양화를 완전히 구축한 구조”라고 지적했다.새정치연합 이찬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화에 몰두한다면 민주주의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몰아세웠다. 백 의원은 “앞으로 어떻게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을 우리가 비난할 수 있겠느냐”이라고 비판했다.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은 국정화 문제로 뜨거웠지만, 답변이 잘 안들린다고 윽박지르거나 “앞에 나가 얘기해”, “거짓말 마라” 등 고성으로 얼룩졌다. 특히 새정치연합 강동원 의원은 난데없이 2012년 대선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해 황 총리와 언쟁을 벌였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보다 더 악랄한 국기문란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황 총리는 “많은 국민과 언론에 대한 중대한 명예침해”라고 경고했다.
김달중·홍주형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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