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독주요인으로 압도적인 기술격차에 바탕을 둔 원가 개선과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 확대가 맞물린 시너지 효과를 꼽는다. 업계 최초로 20나노 공정에 돌입한 삼성전자는 미세공정을 통해 원가를 줄여 D램 가격의 하락을 상쇄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갈수록 수요가 줄어드는 스탠더드 D램의 생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요가 커진 고부가가치 모바일 D램과 서버 D램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D램 시장에서는 과반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3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점유율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3분기 들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 것도 반도체의 선전 덕분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27.3%로 2위를 유지했다. 다만 점유율은 1분기 27.6%보다 낮아졌다. 3위는 미국 마이크론으로 20.4%를 기록했다. 4, 5위는 대만 반도체 기업인 난야(3.1%)와 윈본드(1.3%)가 각각 올랐는데,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5% 이상의 점유율과는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전체 시장의 70%가 넘는 견고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D램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수출에서는 발목이 잡혔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날 발표한 9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동향에 따르면 D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줄어 8월(-13.7%)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들어 낸드플래시(-28.1%)와 시스템 반도체(-3.6%)도 부진했지만, 메모리 다중칩패키지(MCP·60.9%)의 선전으로 반도체 전체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다. 휴대전화도 34.1% 증가하면서 9월 들어 전체 ICT 수출은 올해 최대인 195억달러를 달성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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