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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일대서 엘니뇨로 410만명 ‘환경 난민’ 전락 우려

입력 : 2015-10-12 16:24:46 수정 : 2015-10-12 16: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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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로 태평양 일대에서 410만명이 물과 식량 부족, 질병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들이 사실상 ‘환경 난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자연재해 같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환경 난민(environmental refugee)이라 정의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태평양지역 사무소장인 순 구드니츠는 “태평양 지역에서 410만명이 물 부족과 식량 불안정, 질병의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엘니뇨가 인도적 비상사태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 엘니뇨는 2만3000명이 사망한 1997∼1998년 슈퍼 엘니뇨보다 강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균 0.5도 이상 상승한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뜻하며, 이 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상승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이어지는 경우가 슈퍼 엘니뇨다.

구드니츠 소장은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제도, 통가, 피지 같은 국가들은 강우량과 식수 감소로 이미 엘니뇨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가뭄에 따른 기근과 식수 오염으로 최소 24명이 숨졌으며, 산악 지대인 침부주에서는 거의 모든 농작물이 잦은 서리 탓에 죽어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스팜 호주지부의 기후변화 정책 고문인 시몬 브래드쇼 박사는 “파푸아뉴기니의 식량자급률은 약 83%로, 식량 생산에 대한 타격은 즉각 식량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파푸아뉴기니의 많은 지역에서 2∼3개월 안에 식량이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에 인도네시아의 34개 주 당국은 모두 가뭄을 선포했으며, 통가와 피지의 경우에는 배와 트럭을 이용해 물이 바닥난 곳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가디언은 “앞으로 몇 달간 엘니뇨는 적도 부근 국가들에 많은 비를 뿌려 홍수와 해수면 상승을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인구가 많은 태평양 남서부 국가들은 상당히 덥고 건조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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