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작가주의 영화에 큰 관심… 코미디·액션영화 만들고 싶어… ‘취화선’은 무인도 들고갈 명작”
"영화는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게 하고, 타인과 교류하는 열린 마음을 가져다줍니다.”
‘책받침 여신’ ‘원조 첫사랑’ 등의 수식어와 함께 1980년대 전 세계 10∼20대 남성들의 가슴을 울린 첫사랑의 아이콘, 소피 마르소(49·사진)가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그가 출연한 영화 ‘제일 버드’는 BIFF 월드시네마부문 초청작으로 상영 중이다. 남편을 대신해 감옥에 들어간 마틸드(소피 마르소)가 남편과의 연락이 끊기면서 자신의 힘으로 감옥에서 벗어나려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드리 에스트루고 감독의 첫 장편을 본 적이 있는데, 인간에 대한 자기만의 시선을 갖추고 있었어요.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 있었거든요. 그래서 출연하게 되었고, 명성을 얻거나 인기를 누리기보다는 진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제대로 나오는 배우들을 말이죠.”
50을 눈앞에 둔 지금도 그녀만의 ‘중독성 강한 사랑스러움’은 여전하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전 세계 뭇 소년들의 눈길을 붙잡고 가슴을 설레게 하더니, 2015년 가을 BIFF를 찾아와 그때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당시 사춘기를 보냈던 40∼50대 중년 남성팬들의 가슴을 다시금 파고든다.
그는 요사이 상업영화보다 작가주의 영화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영화와 감독들이 있는데…. 대개 4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구성해내는 상업영화용 시나리오 말고, 한 작가가 자신의 관점으로 쓴 시나리오가 더 살갑게 다가옵니다. 제겐. 색다르게 돋보이는 글이라서 더욱 흥미롭거든요. 작가주의 영화의 감독들은 대개 젊은데 요즘 세대들이 말하고 싶은 것을 대신 외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점이 마음에 쏙 듭니다.”
그는 이미 두 편의 장편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감독이기도 하다. 구상 중인 차기작을 묻자 코미디와 액션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답이 돌아온다.
“코미디가 지니고 있는 리듬, 몸놀림, 웃음이 좋아요. 액션도 해보고 싶은데 제가 ‘몸의 움직임’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달리고 점프하고 떨어지고 그런 거요.”
날로 늘어가는 스마트폰 영화보기에 대한 생각도 들려준다.
“너무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게 두려워요. 비행기 안에서 볼 수 있어 편리하긴 한데 그래도 영화는 역시 대형스크린을 통해 얻는 감동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린은 나의 선택, 즉 주체적 감상이지만 스마트폰은 마치 시간죽이기처럼 느껴지는 피동적 행위 같잖아요.”
좋아하는 한국영화로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을 꼽았다.
“며칠 전에 우연히 봤는데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걸작, 명작입니다. ‘무인도에 가면 들고 갈 영화 10편’ 가운데 들어갈 거예요. 젊은 감독 가운데는 ‘설국열차’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부산=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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