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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사단 장병들이 24일 화천군 화천공영버스터미널에서 휴가를 가기 전 특별휴가증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7사단 |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국가안보를 책임진 군 장병들에게는 귀성길이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병사와 부사관들에게 1박2일의 특별휴가를 줬지만, 경계태세 유지를 위한 필수 병력을 유지해야 하는 각 급 부대로서는 장병 전원을 부대 밖으로 내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때문에 많은 장병들은 추석을 부대에서 전우들과 함께 보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군 당국도 추석 연휴 동안 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을 위해 특식을 제공하는 한편 합동차례 등 다양한 행사들을 시행하고 있다.
◆ 합동차례·소외계층 위문 등 다양한 행사
육군은 각 급 부대별로 현자 특성에 맞는 특식을 제공하고 합동차례와 민속놀이, 경연대회, 지역 주민 초청 행사 등을 진행한다.
육군 훈련병들이 대부분 거쳐가는 논산 육군훈련소는 27일 아침식사로 떡만둣국을 제공했다. 점심에는 쇠고기불고기, 저녁에는 김치찌개와 닭고기 튀김 양념을 제공해 훈련병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국방부 근무지원단은 점심식사로 광어매운탕과 닭강정을, 저녁에는 소갈비찜을 조리해 병사들에게 제공한다.
이와 함께 각 급 부대에서는 떡과 약과, 강정 등 과자류와 과일 등을 간식으로 장병들에게 지급해 추석의 풍요로움을 나눌 계획이다.
또한 장기자랑, 민속놀이 대회, 체육 활동, 지역 내 소외계층 위문 등 부대 실정에 맞게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한다.
공군 역시 비행단별로 추석맞이에 나선다.
1전투비행단은 부대에 ‘효(孝) 전화’를 설치해 장병들이 가족들과 전화로 인사를 나누며 고향을 찾아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했다.
11전투비행단은 동대구 KT의 협조를 받아 정보통신대대 컴퓨터실에 ‘E-Sports’ 방을 개설했다. 이 방에 설치된 PC 10대를 통해 병사들은 26일부터 29일까지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제38전투비행전대는 추석 당일인 27일 주한 미 공군 8전투비행단 단장을 초청해 한미 합동차례를 지낸다. 공군 관계자는 “합동차례를 통해 조상을 기리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신을 주한미군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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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16전투비행단 장병들이 추석을 맞아 떡만둣국을 먹고 있다. |
해군 역시 함대사령부 등을 중심으로 민속놀이와 합동차례, 지역 주민과의 체육대회 등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가족, 친지와의 만남을 위해 작전에 지장이 없는 수준에서 외출과 외박을 최대한 허용한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상선보호활동을 펼치는 청해부대 등 해외 파병부대는 추석 연휴에도 작전 활동에 여념이 없다.
131일간 15개국 16개항을 순방 중인 해군 순항훈련전단은 25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상선 보호 활동 중인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과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을 마친 순항훈련전단은 2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입항하며, 충무공이순신함은 아덴만을 오가는 상선단의 보호 임무를 계속 수행한다.
◆ 軍·보훈처 “추석 귀성·성묘 적극 지원”
군 당국은 추석 연휴에 발생할 수 있는 긴급 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6일 서북도서 최전방인 강화 교동도의 해병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여 경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방부는 추석 연휴인 25일부터 29일까지 각종 사고 발생에 대비한 긴급 구조 및 응급 진료 지원태세를 유지한다.
이 기간 전국 290여개 부대에서 병력 3900여명과 구난차, 구급차 등 구조장비 700여대가 대기하고 전국 18개 군 병원은 24시간 응급진료 태세를 유지한다.
군은 최근 5년간 설과 추석 연휴에 5건의 긴급구조 및 응급수송 지원과 전국 군 병원을 찾은 응급환자 730여명을 진료했다. 올해 설에도 골절 환자 등 응급환자 80여명이 군 병원을 찾았다.
지난 2013년 추석에는 응급환자 1명을 연평도에서 인천으로 긴급 수송해 생명을 구했고, 영흥도 부근 선박에서 화재가 났을 때는 고속정 2척을 파견해 신속히 화재를 진압했다.
긴급 구조 및 응급 진료 지원 상황실 연락처는 국방부 ☎02-748-3180~3, 육군 ☎042-550-6119, 해군 ☎042-553-0330~1, 공군 ☎042-552-6644~5, 국군의무사령부 ☎031-725-506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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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군 순항훈련전단과 청해부대가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
국가보훈처도 추석 연휴기간 국립묘지에 많은 참배객이 방문할 것에 대비해 비상근무 체제를 갖추고 보훈병원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국립묘지마다 교통 안내 요원을 배치하고 임시 주차장 운영과 참배객 수송버스 증편 운행 등으로 참배객의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연휴 기간 후문을 개방하고, 참배객을 위한 셔틀버스를 2대로 늘렸다. 대전광역시와 협의해 현충원을 거치는 시내버스도 증편 운행키로 했다.
국립이천호국원은 지난 19일부터 봉안함 전면 출입문을 개방해 참배객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국립묘지 인터넷 홈페이지와 SNS(사회관계망) 등 온라인상에 추석 연휴와 관련된 안내를 공지해 국립묘지 참배에 불편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기간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하고, 보훈 가족에게 신속한 진료를 하도록 전국 5개 보훈병원에 응급실 근무자를 편성해 24시간 운영한다.
보훈복지의료공단은 산하 6개 요양원에 입원한 보훈 환자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과 안부를 나눌 수 있도록 태블릿 PC를 이용한 면회 시스템을 가동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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