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이 최근 앞다퉈 거리공연을 유치하거나 강화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부산 등의 대도시는 물론 인구 30만 이하의 중소도시에서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축제 등의 이름으로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거리 한복판에 1년 365일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상설 거리공연장을 만들고 이곳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거리를 조성하는 지자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도시 개발로 쇠락해진 옛 도심지는 거리공연을 매개로 다시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거리공연을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 또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 각종 경연대회를 열고 도시가 직접 아티스트들을 관리하는 런던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 지자체들의 이 같은 노력과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못 등은 전국적인 거리공연 명소가 됐다.
거리공연을 즐기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비싼 공연티켓도 필요 없다. 생활에 찌든 사람들은 희미하게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한다. 그저 도시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잔잔한 해방감을 맘껏 즐기는 것이다. 이같이 문화와 예술이 있는 도시는 더욱 살 만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음악과 거리공연은 불황에 짓눌린 상인들에게도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불황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거리는 음악으로 인해 조금씩 사람들이 다시 몰려든다. 바쁘게 목적지를 향해 걷던 행인들의 발걸음이 느려지고 어느 순간 멈춰서 음악을 듣는다. 슬그머니 사라졌던 거리의 ‘흥’도 조금씩 되살아난다. 왁자지껄한 거리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음악이 당장 얼어붙은 경기를 녹이고 사람들의 닫힌 지갑을 여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거리에 돌아온 생기는 상인들에게 희망으로 다가가고 있다. 문화가 거리를 희망으로 물들이고 그 희망이 다시 거리의 활기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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