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차가워져 체감 기온이 떨어지면 건강한 사람도 혈압이 약간 올라가기 때문에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고혈압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관저항이 상승해 혈압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는데 고혈압 환자는 뇌출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심장질환 환자는 심장발작이나 협심 흉통이 악화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환자와 노인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도 심혈관 질환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 찬 공기 노출도 위험하다. 과음은 심방세동 등의 부정맥과 심근 허혈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흡연은 담배의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의 물질이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장이나 뇌로 가는 산소 운반 능력을 감소시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심장 돌연사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여기에 찬 공기에까지 노출되면 그 어느 경우보다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특히 과음과 흡연 후 건강관리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다음날 아침 등산이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심장에 무리를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환절기 운동은 주의가 필요하다. 준비운동을 평소보다 더 많이 해야 하며 일교차가 큰 아침에는 반팔보다는 보온이 되는 가볍고 편한 옷을 입는다. 과음과 흡연을 한 다음날에는 아침운동을 되도록 삼가고 순간적으로 힘을 줘야 하는 무산소 운동보다는 가벼운 조깅,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자신의 능력에 맞게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교수는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은 심장전문의 진료와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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