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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연기하고 군복 꺼내고…달라진 청년들

입력 : 2015-08-24 14:37:36 수정 : 2015-08-24 14: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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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서부전선 후방에 위치한 5기갑여단의 정동호(22) 병장과 김서휘(23) 병장, 김동희(24) 병장, 이종엽(23) 병장도 24일에서 다음달 중순까지 각각 예정된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동호 병장, 이종엽 병장, 김서휘 병장, 김동희 병장의 모습. 육군 5기갑여단 제공
"내 나라,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전역을 연기하는 장병들이 늘고 있다. 또한 국방부 SNS 계정에는 언제든 전선에 나가 싸우겠다는 예비군들의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24일 육군에 따르면 약 50명의 장병들이 전역 연기를 희망해왔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신청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최전방부대의 경계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육군 병사들이 임무 수행을 위해 전역을 스스로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역 연기 의사를 밝힌 육군 제3사단 이준(왼쪽부터)·조민수·안동국 병장. 육군 제공
육군 15사단 GOP 대대 부분대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강범석(22) 병장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21개월 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을 뒤로 하고 GOP를 떠나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보다 전우를 먼저 생각하고 군인으로서 자세를 잃지 않았던 1사단 수색팀처럼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전역 연기 이유를 밝혔다.

같은 15사단 조기현(23) 병장 역시 "나처럼 GOP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전우가 부상당한 모습을 보며 분노와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적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전역 예정인 화천지역 육군 제7사단 독수리연대 소속 전문균(22·왼쪽)·주찬준(22) 병장은 전역 다음날인 26일 먼저 전역한 선임 전우들과 함께 제주도행 항공권까지 예매했지만, 최전방 부대원으로서 동료와 함께 전선을 지키고자 과감하게 항공권을 포기했다. 육군 제공
3사단 소속 조민수(22) 병장은 오는 25일 전역하고 9월부터 첫 출근할 예정이었으나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 그는 "평소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3사단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필사즉생 골육지정'의 백골정신을 토대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는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7사단 전문균(22)·주찬균(22) 병장 역시 25일 전역 예정이었지만 연기했다. 이들은 함께 제주도 전역기념여행을 가기로 했었지만 이 역시 취소했다. 

전 병장은 "마지막으로 국가에 충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고, 주 병장은 "전역 연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 망설임이 없었다. 대한민국 최전방을 수호해왔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적이 언제, 어떻게 다시 도발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서 끝까지 싸우며 한 몫 할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하고"고 소감을 밝혔다.

제1야전군 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30여 명의 장병이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 관계자는 "전선 병사들의 모범적 소식이 전해지자 정기휴가 중인 병사들도 소속부대로 속속 복귀하는 등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집에 있는 전투화와 군복 인증샷을 공개하며 전의를 불태우는 예비군들도 늘었다. 지난 21일 국방부 페이스북에 올라온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대국민 담화문에는 1500여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한 네티즌은 "준비됐습니다. 불러만 주세요"라며 자신의 예비군 전투복 사진을 올렸다. 군복을 입은 '셀카' 사진을 올리며 결전의 의지를 내비친 네티즌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아들아 절대 겁먹지 말아라" "두 번 다시 우리 위대한 국군을 건드리지 않게 적의 초소를 불바다로 만들거라"라는 격려글을 올려 네티즌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일 북한의 포격도발 이후 전군은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북한군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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