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최근 2014년 문예연감을 펴냈다. 3만6000여건의 예술 활동을 지역별, 분야별, 시설별로 분석하고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분석한 것이다. 활동 건수 면에서 서울과 다른 지역의 문화적 격차가 두드러진다. 내용 면에서는 온 국민의 마음을 후벼팠던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예술계에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서울 집중
예술 활동에서 ‘서울 공화국’의 면모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있었던 3만6803건의 활동을 17개 광역자치단체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1만9846건(53.9%)이 서울에서 이뤄졌다. 경기도가 4459건(12.1%)으로 뒤를 이었고 부산이 2162건(5.8%)으로 세 번째였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2만5097건의 활동을 보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1%에 이른다. 예술활동의 6개 각 분야(문학·시각예술·국악·양악·연극·무용)에 ‘서울=100’을 기준으로 활동지수를 부여한 결과도 흥미롭다. 이렇게 하면 서울이 600이 되며 경기도가 149.2, 부산이 106.4가 된다. 그 외 지역은 대구(63.7)를 제외하고 50을 넘지 못했다.

분석을 담당한 이호신 한성대 교수는 “서울 다음으로 예술 활동이 활발한 경기도가 서울의 4분의 1, 그 다음인 부산이 6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예술 활동의 서울 집중 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술의 전당, 가장 활발한 문화공간
양적으로 가장 많은 예술 활동이 이뤄진 문화시설은 서울의 예술의 전당이었다. 모두 1355건의 활동이 있었다. 분야별로는 양악이 1179건, 시각예술이 110건, 무용이 36건 등이었다. 2위는 462건을 기록한 세종문화회관이 차지했다. 양악이 409건, 시각예술 91건, 국악 24건 등이었다. 두 시설 모두 양악 위주의 프로그램 구성을 보여주는데 양악 공연이 1, 2회 단기간의 공연으로 끝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예술 활동 건수가 많은 상위 10개 시설 중 서울에 있는 것이 6곳인 점은 서울 집중 현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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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뤄졌던 예술활동 3만60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서울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문제로 지적됐다. 사진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 교수는 “상위 10개 시설 중 7개는 모두 정부,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들이어서 우리 예술계의 전시와 공연은 공공 시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계의 한 풍경이 된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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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슬픔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는 한국 예술계를 보여주는 한 풍경이 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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