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구도심을 창조경제 허브로 바꾸는 도시재생

관련이슈 기고

입력 : 2015-08-02 22:17:46 수정 : 2015-08-02 23:50: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경제가 어렵다. 최근 한국은행은 가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잠재성장률인 3%대 중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러나 경기 침체보다 더 중요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경제성장의 견인차였던 도시의 쇠퇴다.

우리나라는 지난 50여 년간 눈부신 경제성장과 급속한 도시화를 경험했다. 1960년대에 40%대 불과했던 도시화율은 2011년에 90%로 높아졌다. 급격히 성장하는 도시의 활력에 힘입어 많은 기업이 폭발적 성장을 이뤄냈다. 서울은 글로벌 도시로 성장했다. 그러나 선진국 문턱에 선 지금,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우리나라 도시들은 쇠퇴 징후를 보이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전국 도시의 3분의 2에서 인구 감소, 산업 쇠퇴, 주택 노후화 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중 비수도권 대도시 원도심 지역의 쇠퇴가 가장 심각하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의 경우 원도심 인구가 1980년대에 비해 40%에서 60%가량 감소했다.

김경환 국토교통부 제 1차관
인구 감소라는 양적 침체만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 도시의 경관과 환경, 경쟁력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은 수준이다. 발표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도시의 삶의 질 또는 경쟁력 순위에서 상위권에 있는 우리나라 도시는 서울뿐이다. 우리가 더 살기 좋은 도시, 더 경쟁력 있는 도시를 원하는 것은 도시가 국민들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도시 연구로 유명한 제인 제이컵스의 표현처럼 “도시의 창조적인 역량이 국부(國富)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경제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아이디어와 콘텐츠 위주의 창조산업으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도시의 창조적 에너지와 혁신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창조적 에너지와 혁신 역량은 신도시보다는 오래된 기성 시가지에서 창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첨단기술, 문화, 미디어, 게임, 유통, 관광, 창작예술 등에 종사하는 창조적 인재들은 구도심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성과 문화가 있고, 대중교통을 통한 직주근접이 가능하며, 각 분야의 인재가 쉽게 교류·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나라에서 쇠퇴해 활용도가 낮아진 구도심을 다시 살리려는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쇠퇴한 구도심을 공연예술, 소프트웨어, 음악, 디자인, 영화 등 창조산업 허브로 발전시킨 영국의 글래스고나 폐항만에 방송·정보·통신 등 미디어 기업을 유치해 4만개 일자리를 만들어낸 독일 뒤셀도르프 등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고 2014년에는 부산, 서울 종로, 청주, 군산 등 13개 지역에서 도시재생 선도사업에 착수했다. 정주환경 개선과 함께 경제·산업·문화·복지·고용 등 종합적인 도시재생을 뒷받침하기 위해 문화부, 미래부, 중소기업청 등 많은 부처가 협업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1일 국민주택기금이 주택도시기금으로 재탄생함에 따라 민간의 창의적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출자, 융자, 보증 등 금융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일단 시작하면 빨리 배우고 성과를 내는 우리 특유의 장점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도시재생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가 여태껏 수행했던 많은 사업 중 가장 혁신적인 사업의 하나라고 평가되는 도시재생의 성공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이 지혜와 역량을 모을 때다.

김경환 국토교통부 제 1차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