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 기동순찰대 소속 김정영(38)·오여식(37) 경사는 이달 27일 새벽시간 송파구 PC방과 찜질방 일대를 돌며 혹시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살피고 있었다.
두 경사가 오전 2시께 한 PC방에 들어가자마자 안에 있던 한 남성이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고, 눈길을 피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수상한' 기운을 감지한 경찰이 남성에게 다가가 검문을 시도하자 이 남성은 신분증이 없다면서 대신 거짓 주민등록번호를 부르더니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끈질긴 검문 시도에 이 남성은 포기하고 결국 자신의 신분증을 건네는가 하더니 갑자기 PC방 책상 위에 올라서서 책상을 넘어 도주하려 했다.
검거하고 보니 이 남성은 절도 2건과 사기 4건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경기도 여주경찰서 등에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수배자 구모(39)씨였다.
다음날 오후 3시께. 김 경사 등은 자원 근무를 하던 중 앞에서 걸어오던 한 남성이 순찰차를 보고는 오던 길을 '홱'하고 돌아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상하다 싶어 재빨리 뒤따라가 신분 확인을 한 결과 이 남성은 37억여원에 달하는 5건의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도피 중이던 수배자 변모(48)씨였다.
오 경사와 김 경사는 이달 20일부터 한 조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지만, 이들에게 포착돼 최근 1주일 동안 붙잡힌 수배자만 15명이다. '매의 눈'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경찰 내부의 분석이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