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여름, 흐르는 땀 쏙 들어가게 하는 '귀신보다 무서운 이야기'

입력 : 2015-07-21 08:31:01 수정 : 2015-07-21 15:01:0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 내리며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요즘은 높은 습도에 꿉꿉하고,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나기도 한다. 시원한 에어컨 앞에서 아이스커피, 차가운 팥빙수를 먹으며 더위를 피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이 계절에 귀신이 등장하는 무서운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한여름의 서늘한 오싹함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비단 귀신만이 무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퍼런 불빛의 귀신, 쿵쿵 뛰면서 따라오는 강시, 큰 이빨을 내밀며 위협하는 괴물. 귀신, 요괴, 괴물과 같은 이들만이 무서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일상 일상생활 속에서, 그리고 주위에서 머리칼이 곤두서는 오싹한 체험을 하거나 공유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들은 옆에서 보기엔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웃긴데 무섭고, 무서운데 웃긴 '웃서운' 이야기들을 풀어봤다.

# 길을 걷다 아빠에게 물었다. "알코올 중독자는 어떤 사람이야?" 그러자 "저기 나무 두 그루 보이지? 저게 4그루로 보이는 사람을 보고 알코올 중독자라고 하는 거야" 라고 대답하는 아빠. "아빠. 저기 나무 한 그루 밖에 없는데요?"

# 군대에 다녀온 지 벌써 몇 년이나 지났는데 자꾸 입영통지서가 날라 오고, 주변에선 입대하라고 독촉한다. 아무리 하소연 해봐도 믿어주지 않는다. 결국 끌려가듯 훈련소에 입소한 뒤 울다 잠이 들었다. 눈을 떴다. 꿈을 깼거니 하고 일어나보니 전투복을 입고 있다. 깜짝 놀라 일어나니 예비군 훈련장. 훈련 도중 잠깐 눈을 붙였던 것이다.

# 여자 친구와 4년차, 여자 친구는 "게임하지 말고 나랑 놀자"라고 요구했고 나는 "오랜만에 하는 거니 게임 할 거다"라며 오늘 죽일 듯이 으르렁 거리며 싸웠다. 결국 나의 승리. 게임을 하려고 친구들을 PC방으로 불렀다. 거칠게 키보드를 때려 게임에 로그인을 하려는데 '등록된 정보가 없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몇 번이나 컴퓨터를 재부팅 해봐도 똑같다. 아뿔싸, 내 모든 정보를 아는 여자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다.

# 어느 날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여보, 애기 등 애칭이란 애칭은 다 나오고, 공기 중으로 뽀뽀도 날리면서 갖은 애교를 부리며 통화를 하는데 순간 뒤통수가 차갑다. 뒤를 돌아보니 어머니가 멍하니 쳐다보고 계셨다.

# 군대 전역일. 괜스레 지하철 냄새도 새롭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밀려 지하철을 탔다. 짧은 머리가 민망해 바닥만 보고 섰는데 향긋한 냄새들이 주위에서 났다. 정면을 보니, 아니 사방을 보니 여자들에게 둘러 싸여있었다. '세상은 아직 살만 하네'라고 생각하며 킁킁거려본다. 그 순간 지하철로 군인부대가 들어오더니 입대고지서를 내 얼굴로 들이민다. "아!" 하는 외마디와 함께 잠에서 깼다. 이병 군인의 한여름 밤의 꿈.

이밖에도 ▲약정이 끝나지 않은 핸드폰을 떨어뜨려 액정화면이 산산조각 났거나 ▲직장동료에게 보내려던 상사의 욕을 당사자에게 보냈거나 ▲출근길 늦어서 택시를 탔는데 올림픽대교 한가운데서 집에 지갑을 두고 온 게 생각난 상황 ▲회사 사옥을 옮겼는데 앞자리는 상무님, 근데 파티션이 없는 상황 등에서 많은 이들이 오싹한 두려움과 웃음을 동시에 느낀다.

무더운 여름날 본인에게는 소름 돋고 무섭지만 남들에게는 재밌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시원한 음료에 곁들이며 한여름 열대야를 이겨내 보자.

라이프팀 장유진 기자 jangyj04@segye.com

<남성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