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 중서부의 산호섬 마셜제도(사진) 주민들에게 이 아름다운 풍경들은 이제 두려움의 대상이다. 지구온난화로 바다 수위가 점차 높아져가고 주민들의 삶은 불안에 빠져들고 있다.
엔지 해피수스(44·여)에게 요즘은 악몽 같은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새벽 순식간에 엔지의 집 안으로 바닷물이 들어찼고, 높게 인 파도는 그의 가족 모두를 데려갔다. 엔지는 최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파도는 자장가 소리가 아니다”라며 “우리 모두 곧 휩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 분석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2도만 올라도 엔지의 말처럼 마셜 제도는 통째로 사라지게 된다. 이미 일부 작은 섬 지역은 해수면 아래에 잠겼고, 마셜제도의 주민들은 ‘기후 난민’이 돼 살 곳을 찾아 떠나고 있다. 미 아칸소주 스프링데일에 정착한 기후 난민만 마셜 제도 전체 인구의 15%인 1만명에 달한다.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수준을 올리고 있다. G7(주요 7개국) 정상들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글로벌 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현재의 40∼70% 수준까지 줄이기로 합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달 10억명이 넘는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전파한 최고 권위의 사목교서인 회칙을 통해 온난화처럼 지구를 해치는 인간의 행위를 ‘죄’로 묘사하면서 인류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