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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동 나고 슈퍼마켓 텅 비어… 환호가 다시 절망으로

입력 : 2015-07-07 19:17:52 수정 : 2015-07-07 20: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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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전하는 그리스 상황
그리스 연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의 한 자원봉사자가 6일(현지시간) 런던의 노동조합회의(TUC) 본부에서 국제 채권단 제안에 반대한다는 의미의 ‘OXI(아니오)’가 적힌 바구니를 들고 그리스 돕기 모금을 하고 있다.
기쁨도 잠시였다. 국제 채권단의 긴축안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반대’ 결과가 나온 지난 5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밤새도록 승리를 축하했다. 그러나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리스는 다시 전쟁터로 변했다. ‘현금은 동이 나고, 슈퍼마켓은 비어가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 그리스의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위대한 승리’를 했다던 그리스 정부는 6일로 종료 예정이었던 자본통제와 은행 영업 중단을 오히려 연장했다. 그리스 은행 소식통들은 10∼13일에야 영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현금지급기 앞에는 다시 긴 줄이 늘어섰다. 일부 현금지급기는 바닥을 드러내, 한참을 기다리고도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퇴직 공무원인 마히 파파콘스탄티누도 차를 타고 여러 현금지급기를 찾은 끝에 50유로를 인출할 수 있었다.

파파콘스탄티누가 손에 든 이 지폐 한 장은 사실 그리스에서 인출할 수 있는 가장 큰 금액이다. 하루 인출제한액은 60유로이지만 소액권 지폐 대부분이 동이 나면서 50유로 1장밖에 뽑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현금 고갈 상태는 심각하다. 앞으로 2∼3일 내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 유동성지원(ELA)을 해주지 않으면 현금이 완전 고갈될 것이라고 그리스 경제산업연구재단은 예측했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부근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디미트리스 브겐고폴로스는 “매상이 격감했으며 현금이 귀해 신용카드가 주로 쓰인다”며 “손님들이 1유로에 해당하는 계산서도 카드로 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28만여개의 중소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전국 그리스 상인연합’은 자본 통제로 직격탄을 맞았다. 바실리스 코르키디스 회장은 6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은행 폐쇄로 인한 피해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를 파산으로부터 구해야 한다”고 탄원했다.

사재기 움직임까지 확산하고 있다. 암 치료제를 포함한 의약품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크레타 섬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알렉스 아겔로풀로스는 “(현재 상황은) 무기도 없이 전쟁통 속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공급 물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고기를 비롯한 각종 식료품을 사재기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파파콘스탄티누도 “커피와 콩, 쌀, 배터리와 비누를 비축할수 있을 만큼 샀다”며 “국민투표 이후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은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관광객까지 발길을 돌리면서 그리스의 자금 경색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스에서 관광산업은 한해 300억유로 이상을 벌어들이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지만 불안 심리로 인해 대규모 예약 취소가 벌어지고 있다. 그리스 관광연합회의 제노폰 페르토폴로스는 “지난해 이맘때는 관광 예약이 하루 12만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7만명 수준”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리스 경제전문가 디미트리스 아타나소폴로스는 “우리 경제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으며 중환자실에 있다”고 진단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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