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자는 인의와 덕으로써 다스리는 정치를 주창했다. 그 바탕에는 백성을 정치적 행위의 주체로 보는 민본(民本) 사상이 깔려 있다. 맹자는 양(梁)나라 혜왕(惠王)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왕께서 음악을 연주하시는데 백성들이 종과 북, 피리 소리를 듣고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또한 사냥을 하시는데 백성들이 그 행차하는 거마(車馬) 소리와 화려한 깃발을 보고는 이맛살을 찌푸립니다. 그러면서 백성들은 ‘우리 왕은 음악과 사냥을 즐기면서 어찌하여 우리를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해 부자(父子)가 만나지 못하고, 형제와 처자가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가’라고 원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도자가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此無他 不與民同樂也).”
지도자가 자기 좋아하는 일만 즐기면서 백성들에게는 고통을 주면 백성들이 반발하겠지만, 백성들과 동고동락하면 지도자가 마땅히 즐겨 할 일에 대해 백성도 같이 기뻐할 것이라는 말이다. 맹자의 충고는 하루하루 먹고살기에 바쁜 백성의 삶을 돌보지 않은 채 지도자들이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에 빠져선 안 된다는 정문일침(頂門一鍼)의 충언이다.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친박 대 비박’, ‘친노 대 비노’의 진영(陣營) 갈등이 이와 다를 게 없다.
한나라 한영(韓?)의 ‘한시외전’은 군왕, 곧 지도자에게 이렇게 경책하고 있다. “군왕은 백성이 함께하면 편안하고 백성이 도와주면 강성하며, 백성이 반대하면 위태로워지고 백성이 등을 돌리면 멸망한다(百姓與之卽安 輔之則强 非之則危 背之則亡).”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與民同樂 :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라는 뜻
與 더불 여, 民 백성 민, 同 같을 동, 樂 즐거울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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