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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A to Z] 두괄식 작성·표현의 자기화 중요… 논의 반복은 피해야

입력 : 2015-06-28 20:11:39 수정 : 2015-06-28 20: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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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중심 논술 필승 전략] 답안 구조화 적용
이번주에는 지난주 주어진 2010학년도 연세대 수시 문제에 대한 답안을 살펴본다. 우선 문제 2번 제시문 분석의 다음 단계인 ‘답안 구조화 적용’ 단계다. 제시된 공공성의 속성을 ‘누구에게나 공개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초점을 두어 생각해보면, ‘공개성’이 공공성의 중요한 속성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공중과 관련된 정보나 혜택이 누구에게나 공개되어야 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제에서는 정부와 시민사회라는 각 주체는 공개성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제시문에서 한 관점을 선택해 주장을 펼 때에는, 자신이 선택한 관점의 장점과 선택하지 않은 단점을 단순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관점의 장단점을 언급한 뒤 선택되지 않은 관점들에 대해서 재반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지난해 치러진 대입 수시전형에서 수험생들이 논술고사를 치르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첫번째 포인트는 ‘가능한지’, ‘실현 가능한지’와 같은 표현들이 문제에 제시되는 경우에는 항상 가능성과 한계 모두에 대해 기술해 주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한지를 묻는 경우에는 제시문에 제시된 주체나 요소들이 각각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가능성) 혹은 속성과 실현을 저해하는 요인(한계) 또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임을 가정한다. 따라서 가능성과 한계점에 대해 모두 기술한 뒤, 자신이 실현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런 요소들이 한계점을 ∼게 보완, 상쇄, 제거할 수 있으므로 실현가능하다’라고 주장하면 된다. 반대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 가능성들이 ∼한 한계를 보완, 상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하다’라고 기술하면 된다. 이 문제는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공공성이 국가에 의해 주도되는 경우인 제시문(가)와 시민사회에 의해 추구되는 경우인 제시문(나)에서 각각 공개성이 어떻게 실현가능 혹은 불가능한지를 분석하고 분석의 근거를 밝히도록 요구하고 있다.

둘째, ‘어떻게?’를 잊지 말자.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왜?’를 밝혀주는 것이다. 우선 논술문의 서두에서 간략히 자신의 제시문에 대한 입장과 판단을 기술한 뒤, 뒷부분에서는 왜 자신이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어야 한다. 전체적인 비율로 봤을 때, ‘입장설명: 근거’가 20:80의 비율이 되는 것이 좋다. ‘왜’는 그러한 판단의 근거를 제시해줌으로써 드러날 수 있다. 예컨대, (가)의 경우에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경우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투명성이 낮아질 수 있다’라는 입장을 취했다면, 과거에 효과적으로 공공정책을 운영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많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역사적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선택의 근거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교과서에서 제시된 역사적 사례의 경우 매우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문제 2번 모범 예시 답안

“A.문제에서 정의하는 공공성은 무차별적이고 무조건적인 알 권리이다. B.이러한 공공성은 (가)에서 정부가 실현하는 공공성에서는 실현될 수 없고, (나)에서 공론장이 실현하는 공공성에서 실현 가능하다. (가)와 (나)가 이렇게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공공성 실현의 목적에 있다. (가)에서 정부는 국가의 질서를 잡고, 일반 국민들이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공성 실현의 목적이다. 한편 (나)에서 공론장이 추구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 발휘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나라와 전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 알 권리를 허용할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사실이 전체적 측면에서 해가 된다고 판단하면 일반 국민들에게 그 사실에 대해 알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는 모든 국민을 동등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무너뜨리는 개인들이 있다고 보고 있으므로 특정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한할 수 있다. 즉, 정보의 내용에 있어서 무조건 적 알 권리나, 알리는 대상에 있어서의 무차별적 알 권리는 정부가 시행하는 공공성에 있어서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반면 공론장은 대중들이 어떠한 정보에 대해서도 접근을 제한받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고 무조건적인 알 권리를 가질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태도는 공권력을 개인과 대립되게 보는 시각에 기인한다. 공권력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적대적인 존재로 보고 개인의 결집으로 이루어진 시민사회는 개인의 이익을 대변하여 가능한 한 많은 권리를 얻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론장은 대중매체와 같은 구체적 수단에 공권력으로부터 얻어낸 정보를 싣거나 시민사회의 요구를 표면화하는 방식으로 알 권리라는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다.”

이상은 합격 학생의 답안이다. 이 학생의 답안 구성을 살펴보면, 1문단에서 문제의 내용과 제시문 (가), (나)의 입장을 요약하고, 2문단과 3문단에서 각각 (가)의 입장과 (나)의 입장을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구성임은 물론, 문단 간 글자 수의 배분 역시 적절하다.

이 답안이 돋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두괄식 작성과 표현의 자기화에 있다. 우선 A문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제에 제시된 입장을 다시 한번 자신의 말로 풀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런 서술 태도는 출제자로 하여금 학생이 문제를 완전히 이해하고 답안을 서술했다는 느낌을 준다. B문장에서 역시 제시문의 입장을 비교하며, 각각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어려운 표현이나 단어를 배제하고, 자신만의 문장으로 쉽게 서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문제의 입장→ (가), (나) 제시문의 요약, 비교→ 차이점 서술의 방식을 취해 글의 흐름을 따라가기 쉽도록 돕고 있다.

2, 3문단에서는 2문단의 경우 ‘국민 전체의 이익’, ‘국가의 이익’이라는 키워드에 기초해 제시문(가)를 설명하고 평가했으며, 3문단의 경우 ‘공론장’과 ‘알권리’라는 키워드에 기초해 제시문 (나)를 설명하고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국가적 이익과 국민의 알권리라는 양 키워드를 가지고 제시문을 심화해서 분석·비교하고 있어 독자나 채점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글의 내용이 명확하게 파악된다. 다만 논의가 다소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좀 더 다면적인 평가 혹은 알권리나 국민 전체의 이익을 투명성이나 복지, 공공성, 공리주의 등 다양한 단어로 변주하여 설명했으면 논의가 풍부해졌을 것이다.

◆문제 3번 분석

다음은 문제 3번과 관련, 제시문을 분석하고 각 입장을 파악해보자. 이 문제는 전형적인 ‘평가하기’ 문제다. 3번에서는 문제 자체에서 핵심 사항을 제시해 주고 있다. ‘산림 훼손 방지’가 그것이다. 결국 어떤 입장을 취하였을 때, 이 목표를 달성하기에 가장 용이한지 밝혀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선 ‘용이한’, ‘효율적인’, ‘효과적인’, ‘적합한’ 등의 표현이 문제에 사용될 경우, 장점과 단점을 기준으로 제시문을 분석하자. 문제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혹은 효율적으로 문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지, 혹은 제시된 목표를 달성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 무엇인지 묻는 경우, 각 관점의 단점과 장점을 파악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제시문(가)의 관점은 ∼한 것이다. 이 관점을 취할 경우 a라는 장점과 b라는 단점이 있다’라고 분석해 주는 것이다. 될수록 이 분석은 간결하고 짧게, 핵심 사항만 담아내자.

둘째, 재반박이 중요하다. 한 관점을 선택하는 경우 학생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가 내가 선택한 관점에 대해서는 장점만 강조하고, 다른 관점들의 경우 단점만 서술하는 것이다. 이는 오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객관적 시선으로 장점과 단점에 대해 모두 서술해 주어야 한다. 내가 (가) 관점을 선택했다면 ‘(가) 관점은 ∼한 단점이 있으나 이는 a라는 방안에 의해 보완, 상쇄 혹은 제거될 수 있으므로 (가) 관점이 옳다’라고 재반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가)는 ∼한 장점과 ∼한 단점이 있으나 ∼단점은 ∼한 수단에 의해 보완/상쇄/제거할 수 있으므로, 이 관점을 취하면 장점은 최대화,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가) 관점을 취해야 한다’고 옹호, 재반박으로 강화해주는 것이다.

제시문 (다)는 영국의 철학자인 벤담의 『도덕과 입법의 원리』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글에 따르면 인간의 삶은 쾌락을 증진하고 고통을 감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벤담은 특정 행위의 옳음은 행복과 쾌락을 유발하고 불행이나 고통을 막는 경향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개개인이 자유롭게 쾌락을 증진시키고,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공동체는 실재가 아니라 허구다. 즉, 개인들의 총합이 곧 공동체이다. 이는 곧 각 개인의 이익을 합한 것이 공동체 전체의 이익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동체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문단에서 공리주의의 개념과 의미들을 서술하고, 후반부에서는 문장 A와 B를 통해 ‘최대 다수의 최대 이익’이 공리주의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김윤환 논단기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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