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후보군으로는 우선 ‘꾸준함의 대명사’ 박한이(36·삼성)와 베테랑 우타자 정성훈(35·LG)이 꼽힌다. 2001년 프로무대를 밟은 박한이는 19일까지 개인통산 1867안타를 쳤다. 현재의 속도를 이어가면 내년 전반기에 대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1854안타를 기록 중인 정성훈도 비슷한 시기에 2000안타를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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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정성훈 |
둘의 2000안타 도전은 의미가 크다. 좌타자 박한이는 데뷔 후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단 한 시즌도 100안타를 채우지 못한 적이 없다. 역대 최다안타 1위 양준혁도 1993년부터 2008년까지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박한이는 내년 2000안타를 달성하면서 양준혁의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에도 동시에 도전한다. 정성훈은 내년이면 홍성흔의 뒤를 잇는 우타자 통산 두 번째 2000안타 달성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두 번째이긴 하지만 묵직한 의미가 있다.
LG의 왼손타자 이진영(35)과 박용택(36)도 2017시즌에 2000안타 고지 등정을 노리고 있다. 개인 통산 1791안타를 기록 중인 이진영은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에서 재활 중이다.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209개 남은 안타를 두 시즌 동안 때려낼지 미지수다. 1775안타를 쳐낸 박용택은 지난 3년간 3할 타율과 함께 152안타-156안타-159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올 시즌 잔부상으로 출장 경기 수가 적다. 박용택이 잔부상 없이 남은 시즌을 뛰며 3할 타율을 기록하고, 내년 150안타 이상을 때린다면 2016시즌 막판에 대기록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 4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39·삼성)도 2017시즌 2000안타에 도전한다. 그는 현재 1777개의 안타를 쳐내 올시즌 1800안타 달성은 시간 문제다. 앞으로 2년 이상 뛰면 2000안타에 도전할 수 있다. 이승엽은 개인적으로 이미 2000안타를 쳤다. 일본에서 8년간 696안타를 때렸기 때문이다. 이승엽이 한·일 통산 2500안타를 때린 뒤 국내 2000안타까지 달성할 경우 홈런뿐 아니라 안타 제조기로도 기억될 수 있다.
유해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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