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스턴 통상장관회담서 선언
尹장관 '비즈니스 촉진반' 설치 제안
경제 협력·제3국 공동진출 등 모색
체결하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교역규모 50억弗… 主수출품 안겹쳐
車·휴대전화·의료 부문 등 수혜 북미와 남미를 잇는 중미 지역을 우리나라 경제영토로 편입하기 위한 협상이 본격화됐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중미 6개국과의 통상장관회담에서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윤 장관은 FTA 협상과 병행해 교역·투자 환경 개선, 제3국 공동진출, 중미 경제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중미 비즈니스 촉진 작업반’ 설치를 제안했다.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 등 중미 6개국은 1960년 중미경제통합기구(SIECA)로 묶이면서 경제적 통합 수준이 높다. 파나마 운하 등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입지조건 때문에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멕시코, 칠레 등과 FTA를 체결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중국이 코스타리카, 대만은 파나마·엘살바도르·온두라스와 각각 FTA를 맺었다. 하지만 중미 6개국 전체와 FTA를 체결한 아시아 국가는 없다.
우리나라는 한·중미 FTA를 통해 교역과 투자를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미주와 유럽 진출도 더욱 쉬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중미지역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제3국 시장에 공동 진출함으로써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통해 현지에서 진행한 상수도, 전력망, 태양광 등의 개발협력 사업들도 상생형 비즈니스 협력사업 대상이다.
지난해 중미 6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97억9000만달러로 중남미 전체의 3.65%였다. 이는 칠레(2640억9000만달러), 페루(2081억10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1인당 GDP는 평균 4643달러다. 인구는 중남미 전체의 7.21%인 4350만명으로, 콜롬비아(4620만명), 아르헨티나(4300만명)와 맞먹는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중미 6개국의 교역규모는 50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대외교역의 0.45%에 불과했다. 특히, 중미 6개국 중 선박 수출입 교역이 활발한 파나마와의 교역이 65.2%를 차지할 정도로 실물교역 수준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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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중미 6개국과의 통상장관회담이 열린 미국 휴스턴 힐튼호텔에서 한·중미 FTA의 협상 개시를 알리는 선언서를 살펴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하지만 국내 200여개 기업이 현지에 투자·진출해 15만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중미 FTA가 성사되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휴대전화, 의약품 및 의료기기, 건설자재, 식·음료품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평균 20%대(파나마, 과테말라 제외)의 높은 수입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최대 유망 품목이다. 휴대전화(코스타리카 13%, 니카라과 20%)와 철강 구조물·아연도금 강판 등 건설자재(파나마 3∼15%), 편직물(과테말라 10%) 등도 관세인하 효과가 더해지면 중국산 저가품과의 경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미 국가들의 공공보건 인프라 확대 및 의료장비 현대화로 수요가 증가하는 의료기기, 한류 열풍으로 인기가 높은 식·음료품도 수혜 부문으로 꼽힌다. 반면 중미 6개국의 주력품인 커피, 파인애플, 의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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