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2위… 커리어 그랜드슬램 날려
바브링카, 2014년 호주오픈이어 정상
상금 22억원 받고 세계 4위 상승 ‘클레이의 제왕’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랭킹 10위)도 세계랭킹 1위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도 아니다. 올해 ‘롤랑가로’의 주인은 바로 세계랭킹 9위의 스탄 바브링카(30·스위스)다.
바브링카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3-1(4-6 6-4 6-3 6-4)로 물리쳤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단식 타이틀을 차지한 바브링카는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180만유로(약 22억5000만원). 바브링카는 이번 우승으로 8일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에서 5계단 상승한 4위에 올랐다.
이날 결승은 최고의 한 손 백핸드를 구사하는 바브링카와 최고의 양손 백핸드 조코비치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모두가 조코비치의 승리를 점쳤다. 세계랭킹 차이뿐만 아니라 모든 데이터가 조코비치를 향해 웃어주고 있었기 때문. 바브링카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3승17패의 절대적 열세이고, 클레이 코트에서도 1승5패로 뒤져 있었다. 게다가 이날 경기 전까지 조코비치는 28연승 행진을 달렸고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미 두 번의 프랑스 오픈 결승 경험도 있다. 바브링카는 2013년의 8강이 최고 성적.
하지만 결과는 한 손 백핸드가 한 수 위였다. 1세트를 조코비치가 6-4로 이길 때만 해도 조코비치의 낙승 분위기가 점쳐졌다. 그러나 2세트 들어 바브링카가 조코비치의 서브게임마다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으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결국 바브링카는 조코비치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빼앗아내며 6-4로 2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3세트부터는 오히려 조코비치를 강하게 몰아붙이며 6-3으로 따내 이변을 예고했다.
4세트에서 조코비치가 3-0으로 앞서나갔지만 바브링카는 세 게임을 연달아 가져오며 반격해 게임스코어를 4-4로 만들었고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선 1회전에 탈락한 바브링카는 경기 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내가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생애 첫 프랑스오픈 제패를 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1회 이상 우승)’을 노리던 조코비치는 8강에서 이 대회 9회 우승에 빛나는 나달을 꺾으며 절호의 기회를 잡는 듯했으나 바브링카에 의외의 일격을 당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5회(2008, 2011∼13, 2015), 윔블던 2회(2011, 2014), US오픈 1회(2011) 등 메이저 대회 8회 우승에 빛나지만, 프랑스오픈에선 준우승만 3회를 기록하게 됐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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