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회사는 "우리는 윤리적 기업"이라고 주장하며 FIFA와 선긋기에 나섰으나, 이번 비리의 직간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아디다스는 FIFA의 공식 파트너 중에서도 광고 노출 빈도가 제일 높은 기업이라는 점에서 '가장 잃을 것이 많은 후원사'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FIFA 후원사 중 유일한 스포츠업체인 데다 1970년부터 월드컵 등 FIFA 주관 공식대회에 공인구를 제공하며 톡톡한 광고 효과를 누려왔던 게 사실이다.
연일 FIFA 비판 성명을 내고 있지만, 오는 2030년까지 월드컵 후원 계약이 돼 있어 이번 사건 수사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창업자 아디 다슬러의 아들 호르스트 다슬러가 생전에 FIFA 수뇌부와 끈끈한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비리 수사의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SJ에 따르면 호르스트 다슬러가 공동 설립한 마케팅 회사인 ISL은 FIFA의 미디어와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등 핵심 파트너 역할을 했다.
지난 2013년 발간된 FIFA 윤리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ISL은 지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FIFA 간부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3억달러(약 3천325억원)의 부채를 남기고 파산했다.
아디다스의 전 임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디 다슬러의 아들(호르스트 다슬러)이 없었다면 FIFA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고 말했다.
심지어 'FIFA 마피아'의 저자인 토마스 키츠너는 "제프 블라터 현 FIFA 회장은 호르스트 다슬러의 후원을 받아온 후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 대변인은 "ISL은 다슬러 가(家)의 소유 회사였고 아디다스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나이키의 경우 FIFA의 공식 후원사가 아니지만, 미국 검찰이 공소장에 나이키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리 의혹을 적시함으로써 비상이 걸린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IFA의 부패 스캔들이 나이키를 옭아맬 조짐이다"라며 브라질축구협회 뇌물수수 의혹을 그 근거로 들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미국의 한 스포츠의류업체가 지난 1996년 브라질축구협회와 10년간 1억6천만달러(약 1천773억원) 규모의 대표팀 후원계약을 체결하면서 뇌물을 제공한 혐의이 제기됐다.
미 법무부는 회사명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당시 브라질 축구대표팀과 이런 규모의 후원계약을 맺은 회사는 나이키밖에 없다.
당시 이 회사는 중개업자인 브라질 '트래픽'사를 통해 1억6천만달러의 공식 후원금 외에 4천만달러(약 443억원)를 마케팅 수수료 명목으로 제공한 것으로 미 사법당국은 보고 있다.
이에 나이키는 성명을 통해 "공소장이 나이키가 범죄행위에 연루됐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나이키 임직원이 알면서 그런 뇌물 사건에 가담한 정황은 나타나 있지 않다"라며 진화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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