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10년 승무원의 연봉은 5634만원이며 여기에 연장, 야간, 휴일 수당 등이 추가된다.
또 15년된 기장의 연봉은 1억2000여만으로 역시 여기에 각종 수당이 추가된다.
26일 이기일 항공정책연구소 소장이 최근 발표한 '국제선항공승무원의 노동환경과 국외근로비과세 공평성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3837명 가운데 40%인 1525명이 병가를 냈다.
병가 이유를 보면 척추질환과 중이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 장염·위염 등 내과질환이 주를 이뤘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일반 직원 3907명 가운데 병가를 쓴 사람은 1.7%(66명), 조종사는 1297명 가운데 12.9%(167명)로 승무원의 병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소장은 "미국항공승무원연맹의 연구로는 승무원의 유방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30% 높고, 이는 비행시 우주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이라며 "승무원이 피부암에 걸릴 확률 또한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 소장은 국적 항공사 승무원과 조종사의 비행시간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너무 많다고 했다.
대한항공 국제선 객실승무원 20명의 5월 비행일정을 분석한 결과 한 달 평균 19일 동안 91시간 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에는 평균 220일 동안 1014시간을 비행했다.
이 소장은 "외국 승무원의 한 달 평균 비행시간은 50∼80시간으로 알려졌다"며 "국적 항공사들은 승무원의 연평균 비행시간이 700시간이라고 밝히지만 이는 병가자·교육자·보직자 등 실제 비행을 하지 않는 인원을 포함한 수치"라고 했다.
이 소장은 대한항공 조종사 15명의 비행일정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비행시간은 899시간으로, 유럽 메이저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조종사들의 비행시간(500∼600시간)보다 30% 이상 많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승무원의 건강을 해치는 주 요인이 시차, 야간근무, 우주방사선 노출, 감정노동이라고 강조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시차 1시간에 따른 생체 리듬을 회복하려면 대략 하루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우리나라 승무원들은 한 달에 미주와 유럽, 동남아 국가를 4∼7차례 왕복한다.
서울과의 시차는 유럽 쪽은 7∼8시간, 미주 쪽은 13∼19시간이라 잦은 생체리듬의 혼란이 건강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소장은 3만피트 이상 고도에서 이뤄지는 야간근무는 유방암 등 발병률을 높이고 만성 소화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뉴욕을 4번 왕복 비행하면 원전에서 1년 동안 일하는 직원과 같은 양의 방사능을 쬐게 된다.
이 소장은 "객실승무원은 다양한 승객에게 개인감정을 감추고 통제하며 대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러한 감정노동 탓에 육체적, 정신적 건강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결책으로 이 소장은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정부는 승무원의 과도한 비행시간을 감축하고 적절한 피로위험관리를 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소장은 조종사·승무원의 국외근로 비과세 한도가 월 100만원에 머물고 있어 월 300만원인 해외건설 노동자, 원양·외항선원 대비 불공평하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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