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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숙청된 인사들 사유는

입력 : 2015-05-13 19:27:15 수정 : 2015-05-13 23: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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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 김정은에 불만 표출 가능성
반역행위보다 ‘불경죄’에 무게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숙청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우리 국방부 장관 격)은 북한 엘리트 계층인 빨치산 2세대의 핵심 구성원이자 군부에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높은 서열 2위 인물이다.

국정원은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 ▲김 제1위원장 지시 수차례 불이행과 태만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한 군 훈련일꾼대회(4월24∼25일)에서 졸고 있는 ‘불충한 모습’ 포착을 숙청 사유로 들면서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특히 현 부장의 반역행위보다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죄로 숙청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북한에서는 그런(모반) 동향을 보이기 어렵고 그런 모의를 하면 내부 밀고자에 의해 발각된다”며 “그런 가능성보다는 김정은에 대한 불만 표출로 역적으로 취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4월26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훈련일꾼대회에서 현 부장이 조는 모습이 보인다. 눈을 까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김정은이 연설하는데 졸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졸지 말라고 회의석상에서 지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2013년 12월 북한 당국은 당시 북한 체제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 숙청 때에도 김 제1위원장의 연설 시 그가 건성건성 손뼉을 쳤다는 등 불량스러운 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불경죄로 총살됐다고 13일 국정원이 밝혔다. 사진은 2015년 4월 24일과 25일 인민군 훈련일꾼 대회에서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왼쪽 첫번째)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가운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오른쪽)의 모습.
현 부장은 17세 때인 1966년 군에 입대해 약 50년간 군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6년부터 백두산 서쪽 북·중 국경지대를 담당하는 8군단장으로 복무하다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에 올랐다. 이후 4년 반 동안 그의 인생은 요동쳤다. 2012년 7월 당시 군부 1인자 리영호 전격 해임 후 총참모장 겸 차수 벼락승진 → 같은 해 10월 대장 강등 → 2013년 5월 총참모장 퇴진 이후 상장 강등 → 지난해 6월 인민무력부장 임명 → 3개월 후 국방위 진입 등 롤러코스터 길을 걸었다.

처형이 확인되면 드라마틱한 인간사의 한 예로 기록될 전망이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재판 당시 모습. 북한은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하고 이를 바로 집행했다. 양 손은 포승줄에 묶여있고 눈두덩이에 멍자국이 있다. 자료사진
국정원은 이날 현 부장 이외에도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지난해 11월 경질),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1월 숙청),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3월 초 이후 거취불명), 조영남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2월 처형), 임업성 부상(이름 미확인·1월 처형), 노경준 최고사령부 1여단장(3월 상장→상좌 4계급 강등)에 대한 처형·숙청·강등 사례를 제시했다. 이 중 마원춘은 ‘삼지연 8인방’으로 불리며 김 제1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왔다.

삼지연 8인방은 2013년 11월 30일, 김 제1위원장의 삼지연 방문을 수행했던 인물들로 장성택 처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마원춘이 지난해 11월 “평양 순안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을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 일가족과 함께 양강도 지역 농장원으로 배치된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변인선 작전국장은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문제에 대해 김 제1위원장에게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가 질책을 받고 숙청됐다.

또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광상 부장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3월 초 이후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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