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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총기난사] 구멍 뚫린 총기관리 '예견된 사건'

입력 : 2015-05-13 19:25:12 수정 : 2015-05-14 00: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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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규정 통일 안되고 느슨… 마음 먹으면 총구 돌릴 수도
지난해 6월 육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임모 병장이 총기 사고를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 현역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예비군 훈련 도중 총기를 난사해 사상자를 발생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일어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예비군 훈련장의 안전관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사건’이라는 반응이다. 향토사단의 예비군 훈련 통제장교를 했던 한 예비역 소령은 “예비군들이 사격훈련 때 표적도 보지 않고 쏘거나 연발에 놓고 방아쇠를 당기는 등 통제가 쉽지 않았다”며 “1년에 수천명이 다녀가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이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했다”고 말했다.

문 굳게 닫힌 훈련장 13일 서울 내곡동 52사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훈련장 정문 앞에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총기를 난사한 예비군 최모(23)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제원 기자
예비군들의 실탄사격 통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예비군 훈련장에는 통제장교 3명과 20개 사로(사격구역)에 조교(병사)가 6명 정도만 배치돼 사건 발생 시 제대로 초기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홍모(31)씨는 “사격장에서 한꺼번에 예비군 10∼14명 정도가 총을 쏘는데 사격 보조를 담당하는 현역병의 숫자가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예비군 총기는 정비가 잘 안 돼 사격 도중 고장이 자주 나는데 그때마다 현역병 한 명이 사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부상자 긴급 이송 서울 내곡동 육군 예비군훈련장 내 총기난사 사건으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13일 부상자 1명이 옮겨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앞에서 군 차량이 오가고 있다. 이날 부상자들은 국군수도병원, 삼성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실시되는 개인화기 사격훈련은 규정이 있지만 각 부대 실상은 제각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군 동대장 출신인 한 예비역 중령은 “훈련장마다 영점사격을 위해 3발씩 3탄창에 나눠서 쏘는 곳도 있고 실탄을 3발과 6발로 나눠서 2탄창을 지급해 영점사격과 측정사격을 하는 곳도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시간관계상 한 탄창에 9발을 넣고 한 번에 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상황 설명하는 부대 관계자 13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위병소에서 부대 관계자가 취재진들에게 사고 당시 상황과 수습 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에서 발간한 ‘2015 예비군실무편람’의 예비군교육훈련에 관한 훈령에 따르면 개인화기 사격훈련에서는 5.56㎜ 보통탄을 주간 6발, 야간 3발(야간 불가 시 주간 9발) 총 9발을 사격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10발이 든 탄창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탄 지급 방식이 현장 지휘관의 통제에 따라 제각각 다르다”며 “해당 부대는 25m 수준요구사격을 위해 10발이 든 탄창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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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장 총기사고가 발생한 13일 서울 내곡동 52사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고로 인해 훈련을 받지 못한 예비군들이 훈련에 참석했다는 군측의 확인을 받고 돌아가고 있다.
이제원 기자
개인화기 관리도 예비군 훈련장마다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군 부대별로 총구를 돌리기 힘들게 총을 비치대와 안전줄로 연결해 놓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곳이 있고, 사격훈련을 위해 따로 사격전용 총기를 비치해 둔 곳과 훈련 중 지급받은 총으로 사격까지 하는 곳이 있는 등 부대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군 5년차 박모(29)씨는 “지난해 예비군훈련장에서 사격을 할 때 총이 줄에 고정돼 있었지만 느슨한 감이 있어 ‘꼭 죽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몸을 틀든지 해서 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보다 강력한 총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일치된 지적이다.

김선영·이우중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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