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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 지친 아이 ‘엄마 포기시키기’ 엉뚱한 작전

입력 : 2015-05-09 02:18:35 수정 : 2015-05-09 02: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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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지음/김효진 그림/좋은책어린이/8500원
엄마 나를 포기하세요!/박현숙 지음/김효진 그림/좋은책어린이/8500원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달군이는 엄마의 잔소리까지 더해지는 날이면 머리가 터질 만큼 스트레스가 쌓인다. 달군이는 매일 빈둥거리고 놀기만 하는 백수 삼촌이 누구보다 부럽다. 공차기를 실컷 하고, 소시지도 배부르게 먹고, 한 번이라도 자기 마음대로 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달군이에게 삼촌은 자신처럼 되는 비법을 넌지시 알려 준다. 엄마가 달군이를 포기하게 만들면 마음껏 편히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엄마의 아들 포기시키기 작전’에 들어간 달군이는 숙제를 안 하고, 학원에 빠지는 등 미움받을 행동만 골라서 한다. 엄마의 야단을 꿋꿋하게 받아내며 삼촌처럼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크게 화가 난 엄마가 학원에 빠지든 말든, 엉망이 된 체육복을 입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것을 보자 기쁘기는커녕 쓸쓸하고 울적해진다. 속상한 마음을 엄마가 알아줬으면 했는데, 그저 마음껏 공을 차면서 놀고 싶었던 것뿐인데, 모든 일이 꼬여만 가는 것 같아 풀이 죽는다.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다. 그러나 쉴 틈 없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휴식은 사치일 뿐이다.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고, 카페인 음료까지 마셔가며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안정적인 삶을 살도록 돕고자, 오늘도 아이의 교육에 열을 올린다.

작가는 사교육에 시달리며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속마음과,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게 되는 엄마의 진심을 흥미롭고도 명쾌하게 풀어낸다. 아이는 어른들이 왜 그토록 공부를 시키려고 하는지, 어른들은 스트레스에 짓눌린 아이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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