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암만아시아·알카트라나 발전소 가보니 29일(현지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알 마나커의 암만아시아 디젤발전소. 50m 높이의 기둥 38개가 우뚝 솟은 발전소에서는 각각 15.6㎿ 용량인 디젤엔진·발전기 38개가 굉음을 내며 전기를 토해낸다. 360t짜리 디젤엔진 한 개에 실린더 18개가 있는데, 총 684개의 실린더가 움직이며 발전기를 가동하다 보니 귀마개를 해도 귀가 먹먹할 정도다.
한국전력이 60% 지분을 투자한 이 발전소는 지난해 10월 상업가동을 시작했고, 이날 요르단의 압둘라 은수르 총리와 이브라힘 사이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조환익 한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이 열렸다. 요르단의 세 번째 민자발전 사업인 암만아시아 디젤발전소는 573㎿급. 요르단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14.8%다. 총 사업비 8억달러 가운데 75%인 5억8000만달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했다. 나머지 자금의 60%를 한전이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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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알 마나커에 위치한 암만아시아 디젤발전소. |
한전은 발전소 건설 후 25년간 32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디젤발전소 중 가장 큰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 발전소의 주요 원료는 중유. 하지만 경유·천연가스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트라이 퓨얼(Tri-fuel)’ 발전소다. 요르단 정부 입장에서 보면 불안한 전력수급을 해소할 소중한 존재다. 원료가격과 운영비 면에서 천연가스가 제일 싸고, 중유와 경유가 뒤를 잇는다. 요즘처럼 이집트 정국 불안으로 원활한 천연가스 공급이 힘들어지면 언제든 중유나 경유로 발전, ‘블랙아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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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알 마나커에서 열린 암만아시아 디젤발전소 준공식에서 압둘라 은수르 요르단 총리(오른쪽 두 번째)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세 번째), 최홍기 주 요르단 대사(〃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발전소 준공을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
한전의 첫 중동 사업인 알카트라나 가스복합 발전소의 성공이 이 사업에 큰 힘이 됐다. 요르단 전력의 11%를 생산하는 알카트라나 발전소는 암만 남쪽 100㎞ 지역에 있다. 2011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주원료는 천연가스지만 수급이 불안정하다 보니 경유 비율이 더 높다. 2개의 가스터빈에서 전기를 만든 후 500도 이상으로 뜨거워진 증기를 1개의 스팀 터빈으로 흘려보내 발전하는 가스복합 방식이다.
한전은 알카트라나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중유화학 발전소, 아랍에미리트(UAE) 슈웨이핫 S3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등 중동에서만 3개국에서 4개 발전사업을 하는데, 2039년까지 4개 사업에서 총 1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만·알카트라나=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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