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와 우려 속에 7일 신곡이 공개됐다. 대중과 평단 반응은 긍정적이다. “13년 만에 돌아온 이문세가 대중에게 주는 종합선물”(최규성 음악평론가), “왜 이문세가 음악을 오래 해왔는지 증명해주는 앨범”(이대화 음악평론가)이라는 총평이 나왔다. 그러나 ‘종합선물’이다보니 앨범의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과거 ‘이영훈표 발라드’가 보여준 뭉클한 감동이 없다는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
◆흠 잡을 데 없는 교과서
신보의 완성도가 수준급이라는 데는 모든 평론가가 동의했다. 이문세가 앨범에 들인 공은 상당하다. 국내외 작곡가에게 무려 200곡을 받아 이 중 9곡을 추렸다. 해외 정상급 연주자도 섭외했다. 나탈리 콜과 작업한 드러머 러스 밀러, 마이클 잭슨·마돈나와 함께 한 기타리스트 팀 피어스 등이 참여했다. 만드는 데 3년이 걸렸다. 음악평론가 서정민갑은 “고급스럽고 따뜻하고 오버하지 않고, 적절히 균형감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며 “깔끔하게 잘 나왔다. 교과서라 할만큼 흠 잡을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최 평론가 역시 “수준급 연주에 세련미 넘치는 ‘웰메이드 앨범’”이라고 평했다.
‘과거에 발 딛고 현재와 소통하는’ 이문세의 변화에는 긍정적 시선을 보냈다.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80년대부터 만들어온 이문세식 감성의 연장선상에 있되 방법론적으로 동시대적 사운드를 낸다는 점이 가장 큰 미덕”이라며 “중용과 연장선이라는 두 화두를 다 잘 잡았다”고 밝혔다. “기존 팬과 젊은 세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앨범”(김성환 음악평론가)이라는 얘기다.
‘뉴 디렉션’은 경쾌한 분위기의 전반부와 감성이 풍부한 후반부로 구성됐다. 일부 평론가는 전반부 변화에 주목했다. 김성환 평론가는 “앞 부분에서 조용필의 19집 ‘헬로’가 떠올랐다”며 “전반부 서너 곡과 마지막 곡을 록음악처럼 편곡해서 팝록밴드가 불렀으면 록음악처럼 들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대화 평론가도 “몇 곡이 록적이어서 놀라웠고 재밌었다”며 “이번 앨범에서 정말 들려주고 싶었던 노래는 마지막곡 같다. 근래에 보기 드물게 가사를 정말 잘 썼다”며 고 말했다.
◆뭉클한 감동·페이소스 아쉬워
신보에서 이문세는 여전히 이문세였다. 그러나 마음을 울리는 애틋함과 여운은 아쉬웠다. 과거의 명곡이 이후의 행보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숙명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까지 아우르려 하다보니 앨범이 산만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이영훈과 작업한 이문세의 곡을 들었을 때 충격이었다”며 “가슴이 뭉클했고, 이 감정은 뭔가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 앨범은 결정적으로 강한 인상이 없다”며 “품질은 좋지만 이거다 싶은 곡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최규성 평론가는 “이문세가 가진 능력을 다 발휘했고, 구성도 영리하게 했지만 너무 많은 걸 의식하다보니 상품으로서는 뛰어날지 몰라도 감동 전달의 측면에서 2% 부족하다”며 “너무 잘 생기고 잘 나다보니, 빈틈이 없어서 오히려 감동을 덜 주지 않나”라고 평했다.
◆현재진행형 거장… 가요계 다양성 기여
이문세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현재진행형’ 가수임을 증명한 데는 모두 높은 점수를 줬다. 거장 가수가 신보를 통해 발전을 모색하고 주목받는 모습은 가요계의 다양성 확보에도 일조한다.
최규성 평론가는 “70∼90년대 가수들이 컴백하면서 음악적으로 진보하지 않은 채 추억팔이 식으로 음반을 내면 식상하고 실망할 때도 있다”며 “이문세는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변모하려는 현재진행형 뮤지션임을 증명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전했다. “기존 팬에만 안주해도 갈 수 있지만 아티스트로서 참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김성환), “얼마든지 과거에 기대 살 수 있는 전설적 음악인인데, 실험하고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이 대단하다”(이대화)는 평도 뒤따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